내용요약 외풍에 견딜 수 있는 내부인사 발탁될지 관심
2019년도 파트너스데이(Partner’s Day)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T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후임 인사에 내부 인재가 뽑히길 바란다고 전한 가운데 KT가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외부인사 공모를 마감하면서 본격적인 회장 선출에 들어간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10월 23일부터 2주에 걸쳐 공개모집 및 전문기관 추천을 받아 사외 회장후보군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KT 이사회는 사외 회장후보군 구성방법으로 공개모집과 전문기관 추천을 받기로 했다. 이에 외부공모를 통해 지난 5일 오후 6시까지 총 21명의 후보자가 접수했으며, 복수의 전문기관을 통해 9명의 후보자를 추천받아 총 30명이 구성됐다.

사내 회장후보자군으로는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지난 4월부터 후보들에 대한 개별 인터뷰 등을 통해 7명으로 압축한 상태다.

KT 차기 회장 후보군이 정해짐에 따라 총 37명이 회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KT 지배구조위원회는 후보자 명예 보호와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정관 및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사내·외 회장후보자군을 심층 검토해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할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KT 회사 정관 32조 1항에 따르면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한다. 단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는 위원이 될 수 없다. 32조 2항에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회장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에 구성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황창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로 신임 회장은 주총을 통해 선임된 이후 2023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3년간 임기를 거친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외풍 차단에 중점을 뒀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CEO 선임 절차를 기존 2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사외 회장후보자군 구성을 위해 이사들은 후보를 추천하지 않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는 KT 회장 선출 과정에서 정권의 입맛에 따라 끊임없이 외풍에 시달려왔던 과거 전례를 없애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회장이 주주총회 전 이사회에서 후보로 거론된 이후 회장에 선출된 만큼 낙하산 인사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외부인사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 임헌문 전 매스 총괄사장,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전 IT기획실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사장, 이상훈 전 기업고객부문장 등이 거론된다.

또 내부인사로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 사장급과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등이 꼽힌다.

그간 KT 회장은 지난 2009년 이석채 전 KT 회장이 선임된 후 외부 출신 인사가 독차지해왔다. 이 때문에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유독 시달렸다고 평가되는 만큼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KT 출신이 회장에 선출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황창규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차기 CEO를 내부에서 발탁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언급하며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내부인사 선임에 대해 강조해왔다.

일각에서는 후보를 결정하는 지배구조위원회와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모두 KT 사내외이사로 구성돼 있고, 이들(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은 모두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선임된 만큼 그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KT는 민영화된 지 17년이 지난 현재까지 오너 없는 지배 체제가 유지돼 온 만큼 이번 차기 회장은 정부의 입김과 상관없이 6만여명의 직원을 이끌 수 있는 인재가 발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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