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국내 모바일 메신저를 대표하는 기업 카카오가 콘텐츠 사업에 손을 뻗은 지 오래다. 다수의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보유하며 역량 강화에 나섰고 최근에는 SK텔레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 E&M의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드라마 제작을 넘어 영화 제작사 무비락 지분을 부분 인수하며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에 나섰다.

■ 한 배 탄 카카오-SK텔레콤, 콘텐츠 공룡되나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지난달 28일 지분 맞교환을 통해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이 3000억 원 규모의 자기 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는 카카오M을 통해 연기자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영화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병헌(BH엔터테인먼트), 현빈(VAST엔터테인먼트), 박서준(어썸이엔티), 공유-공효진-수지(매니지먼트 숲)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또 최근에는 지난해 스튜디오썸머가 사들인 영화제작사 영화사월광과 사나이픽쳐스의 41%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사나이픽쳐스의 지분 40%를 추가로 확보했다. 월광과 사나이픽쳐스는 각각 ‘공작’ ‘신세계’ 등을 만든 영화제작사다.

카카오는 또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지적 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플로’(음원) ‘웨이브’(영상) 서비스를 시작하며 콘텐츠 부문을 강화하는 중이다. 카카오M 소속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 혹은 드라마가 웨이브를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양사의 제휴는 곧 콘텐츠 결합을 의미한다. 두 거대 기업이 손을 맞잡은 만큼 이들이 낼 시너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이 한 배를 탄 이유에 대해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이 국내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대표 ICT 기업 간 시너지를 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 상승세 탄 스튜디오드래곤, 영화 사업까지 넘본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전략적 제휴는 스튜디오드래곤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10만~11만원대를 오간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방영된 ‘아스달 연대기’의 영향으로 5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장동건, 송중기를 내세운 화려한 캐스팅과 제작비 약 500억 원 대의 대형 드라마였으나 시청률은 5~7%대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하락함과 동시에 주가도 하향 곡선을 탔다.

그러나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전략적 제휴 소식이 알려지며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7만원 후반대로 올라선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6일 기준 8만원 대로 상승했다. 한 때 코스닥 시가 총액 10위권 밖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으나 이날 시가 총액 2조 2476억 원을 기록하며 상위 5위를 차지했다.

양사의 제휴로 콘텐츠 분야가 낼 시너지에 주목하며 자본과 인력을 갖춘 스튜디오드래곤의 역량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또 영화제작사 무비락 지분을 부분 인수하며 콘텐츠 제작 역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무비락의 약20%에 해당하는 주식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스튜디오드래곤은 문화창고, 화앤담픽쳐스, KPJ, 지티스트에 이어 무비락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하는데 성공했다. 다양한 크리에이터 그룹 확보와 콘텐츠 제작 역량을 끌어올릴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최근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Cross Over)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우수한 소재의 확보, 자체 제작 역량의 극대화와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향후 전망은 밝다. 내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를 포함해 3편의 드라마를 제작한다. 게다가 노희경 작가의 tvN 드라마 ‘라이브’ 미국 리메이크에 공동 제작사로 참여하는 만큼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해당 기업 로고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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