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마약 논란' 속 원호의 쓸쓸한 퇴장… 휘청이는 아이돌
'채무·마약 논란' 속 원호의 쓸쓸한 퇴장… 휘청이는 아이돌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9.11.06 22:37
  • 수정 2019-11-06 22:46
  • 댓글 0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K팝이 정말 도덕 불감증에라도 걸린 걸까. 유난히 아이돌들의 사건·사고가 많았던 한 해를 지나면서 K팝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역시 염려스러워졌다. 최근 채무, 마약 등 논란 속에서 그룹 몬스타엑스를 탈퇴한 원호의 케이스는 아이돌 스타들의 사회적 영향력과 그에 따른 책임감에 대한 논의에 다시 불을 붙였다.

몬스타엑스에서 탈퇴한 원호와 정다은의 폭로글.

■ 도박부터 마약까지… K팝 아이돌의 추락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몬스타엑스의 원호가 팀 탈퇴를 선언했다. 과거 코미디TV 예능 프로그램 '얼짱시대'에 함께 출연했던 정다은으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내용이 알려지고 나서다. 처음 채무 논란이 촉발됐을 때만 해도 원호 측은 "사실 무근이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는데, 이후 그가 특수절도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정다은과 함께 대마초를 흡연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끝내 팀을 나가게 됐다. 이런 사이 같은 그룹 멤버 셔누는 '불륜 논란'으로 골치를 썩였다. 불륜 상대자의 남편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까지 퍼지자 결국 소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측은 "두 사람은 결혼 이전 연락을 유지했던 관계이며 해당 여성이 지난 8월 결혼한 사실을 셔누에게 말하지 않아 전혀 몰랐다. 이후 여성의 남편과 연락해 만남을 갖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부부 사이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 같은 논란은 비단 몬스타엑스만의 일이 아니다. 이번 해는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지난 1월 그룹 빅뱅의 멤버였던 승리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 유통 및 투약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일로 승리 역시 마약을 투여했는지 검사를 받았고, 입대도 연기했다. 경찰 수사 결과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개업한 강남 주점 몽키뮤지엄에 대한 경찰 단속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를 유출한 윤 모 총경은 구속 기소됐다. 승리는 이 외에도 2014년 하반기부터 매 년 1~2회 꼴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한 사실이 확인돼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정준영, 최종훈 등이 속한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

정준영은 이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들로 그야말로 추락했다. 이 단체 대화방에서 그는 모두 11건의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직접 촬영한 것들도 있어 크게 논란이 됐다.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 역시 이들과 음란물을 나눠 봤다. 두 사람은 또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과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8차 공판까지 이어진 가운데 정준영 측은 "성관계는 있었지만 다른 이들과 강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피해자도 항거 불능 상태는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고, 최종훈 측은 "피해자와 베란다에서 만난 사실은 있지만 강제 추행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외에도 비아이는 지난 2016년 마약류인 LSD를 구매하려 한 정황이 발각되며 소속 팀이었던 아이콘에서 탈퇴하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도 해지했다.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는 대마초를 피운 것을 인정했다. 그룹 JYJ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동했던 박유천 역시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녀인 황하나 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서울 용산구에 있는 황 씨의 자택에서 7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필로폰 투약한 박유천.

■ K팝 스타들의 끝없는 구설수… 예방책 없나

아이돌 스타들이 연루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많은 이들은 K팝계의 도덕 불감증을 지적하기도 한다. 과거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였던 양현석이 인성보다는 실력을 본다고 했던 발언이 재조명되며 K팝 스타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특히 논란에 대처하는 소속사들의 한결같은 '겁주기식' 대응이 대중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는 평가다. 근래 논란에 휩싸인 여러 스타들은 일단 자신에 대한 구설이 생기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부터 했다가 여론이 식지 않으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경 대응 입장을 냈다. 그러다 혐의 일부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팀에서 탈퇴하거나 연예계에서 은퇴하겠다고 한 뒤 숨어버리는 일이 반복됐다. 소속사가 아티스트에게 믿음을 보내고 지지하는 건 자연스런 일이지만, 과오가 있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을 입막음시키기 위해 협박성 입장을 내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다. 거짓말을 계속 하면 진실을 얘기할 때조차 아무도 믿어주지 않게 되는 법. 논란에 대한 소속사들의 안일한 대응이 K팝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의견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소속사는 울상이다. 아무리 소속 연예인이라 해도 그의 과거 행실까지 하나하나 다 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매일 옆에 붙어 다니는 매니저도 모른다면 정말 아무도 모른다고 봐야 한다"면서 "관리를 아무리 해도 작정하고 엇나가는 건 막을 길이 없다"고 털어놨다.

물론 그렇다고 애초부터 손을 놓고 있지는 않는다. 과거 소속 연예인의 논란으로 골머리를 썩였던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연습생으로 뽑을 때부터 평소 행실과 인성이 어떤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교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확인을 하고 연습생이 된 후에도 학교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진 않는지 꾸준히 지켜본다. 회사 내에서 다른 연습생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도 평가 요소"라면서 "실제 연습생 생활 중 다른 연습생에게 지속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경우를 포착, 회사에서 내보낸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사고를 일으킬 여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회사 내에 상담실이나 인근 상담소와 연계해 연습생 및 소속 연예인들의 정신 건강에 신경쓰는 곳들도 있다. 특히 최근 아이돌 스타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내·외부의 쓴소리가 커진 뒤로는 상담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회사들이 더 많아졌다. 신인 발굴팀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연습생들은 경쟁 시스템에 끊임없이 노출돼 있는데다 다이어트 등으로 신경이 많이 예민해지기 쉽기 때문에 자칫 나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회사 관계자들과 자주 대화하고 상담하는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까지 해도 불안하니까 애초에 연습생을 뽑을 때 사주까지 보는 회사들도 있다. 소속사 입장에서도 아티스트가 불미스런 논란에 사로잡히는 것만큼은 최대한 피하고 싶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진=OSEN, 정다은 SNS, 임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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