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체게바라, 피델 카스트로와 어깨를 나란히 한 쿠바 혁명의 주역 헤로니모 임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가 오는 21일 개봉한다.

헤로니모 임의 한국이름은 임은조로 이민 2.5세. 쿠바 한인 1세대이자 독립운동가인 아버지 임천택 씨는 1905년 홀어머니 품에 안겨 일본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알선한 멕시코 유카탄반도 이민선을 탔다. 에네켄 농장에서 일한 수많은 한인들은 고된 노동과 질병으로 사망했다. 살아남은 한인들은 10년 계약이 끝나자 흩어졌다.

임천택 씨를 포함한 288명의 한인들은 배를 타고 미국 식민지였던 쿠바의 사탕수수 농장으로 갔다. 1926년 태어난 헤로니모 임은 마탄사스 종합대에 입학해 쿠바에서 첫 한인 대학생이 됐다.

수해 때 부패한 관리들이 구호품을 빼돌리는 걸 보고 동료 학생들을 규합해 항의 집회를 열었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출감 후 아바나대 법학과로 옮겼다. 여기서 쿠바혁명을 함께 일으킨 동갑내기 피델 카스트로와 만났다.

한인들은 쿠바에서 일제에 항거하는 독립운동을 전개하고 임시정부를 후원하기 위해 대한인국민회 쿠바지회를 설립했다. 헤로니모 임은 쿠바지회장을 맡았고, 동갑내기 체 게바라 등과 함께 쿠바 혁명 전면에 나섰다

헤로니모 임은 경찰청 인사담당관, 산업부 차관, 동아바나 인민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대표적인 국가 원로로 활동했다.

귀국하여 별세할 때까지 11년간 쿠바 한인들의 정체성을 수립하기 위해 한글학교를 건립하고 한인회 설립을 위해 헌신했다.

‘헤로니모’의 후원을 맡고 있는 재외동포재단이주관은 개봉에 앞서 12일 오후 용산 CGV에서 정부 부처·유관 기관, 국회, 언론, 방송계 인사들을 초청해 시사회를 연다. 쿠바 여행 중 우연히 헤로니모 임의 일생을 접하면서 미국 로펌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에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전후석 감독도 참석한다.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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