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알뜰폰, 가격 경쟁력만으로 시장 안착 낙관 어려워
통신사 별도 제휴 통한 콘텐츠 제공여부 변수
리브엠 홈페이지 갈무리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은행권 5G 알뜰폰에는 통신사의 콘텐츠 서비스가 있다, 없다?'

최근 이동통신사가 상용화에 나선 5세대 이동통신(5G)망까지 알뜰폰 업체에 공급하며 알뜰폰 사업자가 늘고 있지만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5G 콘텐츠 서비스가 빠지면서 알뜰폰 확대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지난 4일 KB국민은행에게 5G 통신망을 제공하면서 5G를 이용한 알뜰폰 서비스가 처음으로 개시됐다. 5G 서비스가 상용화된지 7개월 만에 SK텔레콤, KT 등 통신 3사를 제외한 통신업체가 생긴 것이다.

KB국민은행이 새롭게 선보이는 알뜰폰 통신서비스 브랜드 ‘리브 M(Liiv M)’은 기존 알뜰폰 업체들과 다르게 5G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저렴하게 5G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고객들에게는 희소식이다.

5G 서비스의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족 가운데 하나인 가격적인 혜택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5G 이용자 4명 중 3명이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G 요금제의 개선방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89명(32.6%)은 ‘2만~3만원대 저가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고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최저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 확대’ 85명(31.1%), ‘5만~7만원대 중가요금제 다양화’ 70명(28.6%) 순이었다.

기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5G요금제의 최저가는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9GB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리브 M이 제공하는 요금제를 살펴보면 같은 데이터 용량을 제공하는 요금제의 경우 4만4000원으로 1만원 차이에 불과하지만 일부 조건을 갖추면 최대 월 7000원에도 이용가능하다.

또 5G요금제에서 가장 많은 고객들이 사용하고 있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통신사에서는 8만원대에 제공하는 반면 리브 M은 무제한은 아니지만 최대 180GB를 제공하고 6만6000원에 형성돼 있다. 여기에 급여·연금·아파트관리비 등 자동이체 조건을 충족하면 월 2만2000원, 제휴카드 사용시 최대 월 1만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KEB하나은행과 교보생명도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를 통해 알뜰폰 사업 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알뜰폰 회사인 SK텔링크를 통해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고 자사 금융 서비스 이용실적에 따라 할인 혜택을 제공해 저렴한 가격에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들 사업자는 KB국민은행처럼 망을 대여해와 직접적인 알뜰폰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5G서비스가 아닌 4세대 이동통신(LTE)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알뜰폰 활성화에 나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금융사들이 알뜰폰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이들을 제외한 타 업종에서도 알뜰폰과 연계하거나 5G를 활용한 직접적인 사업 참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알뜰폰 사업자가 단순히 가격을 저렴하게 제공한다고 해서 가입자가 크게 늘 것으로 낙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쇼핑할인혜택, 통신료 추가할인 등을 내세우며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홈플러스는 2017년 11월, 이마트는 지난해 4월 알뜰폰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여기에 5G는 LTE처럼 속도만 빠르다고 해서 장점이 된 것이 아니라 VR·AR처럼 가상현실 서비스 등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콘텐츠가 중요한 차별점이지만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사와 별도의 협의를 거치지 않는 이상 이를 제공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5G서비스가 더 활성화되면 이를 활용한 알뜰폰 업체도 당연히 늘어날 것이고 가격적인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이 알뜰폰을 이용할 것 같다”면서도 “5G는 LTE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른 만큼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저렴한 가격을 제공한다고 해서 차별화를 유지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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