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다이얼을 탄생시킨 창립자 게리 해머슬러그(Gary Hammerslag) 명예회장./레이커뮤니케이션 제공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전혀 다른 이유로 개발된 기술들이 의류와 만나면서 획기적인 패션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키의 ‘에어 쿠셔닝’(Air Cushioning), ‘고어텍스’(Gore-Tex), ‘보아 핏 시스템’(Boa Fit System) 등이다.

나이키의 에어 쿠셔닝 기술은 1979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무중력 상태에 장기간 생활하는 우주 비행사는 관절이 늘어져 통증을 겪는다. 이에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에어쿠션 신발을 고안해냈고, 이 아이디어를 통해 나이키에서 내놓은 것이 에어 쿠셔닝 기술이다.

에어 쿠셔닝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대표적인 브랜드가 농구화 ‘에어포스원’(Air Force 1)과 ‘에어 조던’, 에어 맥스(Air Max)다.

고어텍스는 1969년 밥 고어(Bob Gore)에 의해 개발된다. 그는 PTEE(테플론)을 반복적으로 늘이면 강한 방수물질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섬유에 응용한 것이 고어텍스다.

고어텍스는 방풍, 방수, 투습성을 고루 갖춘 기능성 섬유다. 1976년 처음 아웃도어 용품으로 상용화됐고 1981년에는 우주복에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는 제 2의 피부라고 불리며 각종 의류와 치실, 군복, 화재진압과 의료용으로 쓰이고 있다.

보아 핏 시스템이 적용된 뉴발란스의 신발 3종./레이커뮤니케이션 제공

보아 핏 시스템은 신발끈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묶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수 미세조정다이얼과 특수한 끈을 이용해 신발을 이용자의 발에 꼭 맞게 신을 수 있도록 했다.

보아 핏 시스템 개발은 미국의 스노우보더이자 서퍼, 탐험가였던 개리 해머슬레그(Gary Hammerslag)에 의해 이뤄졌다. 그는 어떡하면 스노우보드 부츠의 끈을 더 빠르고 편리하게 묶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현재 보아 핏 시스템은 스노우보드 부츠 이외에도 알파인 스키, 전문 빙벽화, 하이킹화 등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보아의 생체역학 연구소 ‘퍼포먼스 핏 랩’(Performance Fit Lab)에서는 보아 핏 시스템을 차용한 신발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최대 5%까지 운동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함께 연구를 주도한 브래들리 데이비슨 덴버대학교 기계공학과 부교수(Bradley Davidson)는 “일반적으로 각 스포츠에서 장비나 기구를 교체하는 것은 선수의 운동능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보아가 적용된 신발을 신었을 경우 뚜렷한 개선이 이루어졌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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