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리그 10년 만에 2월 개막...도쿄올림픽 고려, 선수ㆍ구단 '비상'
[단독] K리그 10년 만에 2월 개막...도쿄올림픽 고려, 선수ㆍ구단 '비상'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1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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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K-리그가 2월 개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0시즌 K-리그가 2월 개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대웅 기자] 2020년 K리그가 2월에 킥오프한다. 7일 한 구단 관계자는 본지에 내년 K리그 개막이 2월 29일로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만약, 전해진 대로 내년 K리그가 진행된다면 10년 만의 2월 개막이 이뤄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치른 2010년에 K리그 개막전이 2월 27일에 열린 바 있다.

K리그 2월 개막은 내년 7월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축구계의 분석이다. 도쿄올림픽 시기에 K리그가 부분적으로 중단될 소지가 있다. 하계 올림픽 기간 휴식기 변수가 작용한 것이다. 관중 동원 등 K리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개막 일을 며칠 앞당길 수는 있다. 하지만 조기 개막에 따른 부작용도 없지 않아 2월 개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K리그, 10년 만의 2월 개막 윤곽

7일 한 구단 관계자는 본지에 "내년 2월 29일 홈 개막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이 윤년이라 2월도 29일까지 있다. 최근 10년 동안 K리그가 3월 초중순에 열렸는데, 내년에는 개막전이 더 일찍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꽤 추운 겨울 날씨 속에서 개막전을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K리그는 3월 1일, 2일, 3일에 개막전을 많이 치렀다. 2월에 시즌의 문을 연 것은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도 3월 개막을 준비하다가 국가대표팀의 평가전 일정 때문에 K리그 개막전이 앞당겨졌다.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하던 허정무호가 3월 3일 잉글랜드 런던에서 코트디부아르와 친선전을 치르게 됐고, 프로축구연맹은 선수 차출 등을 이유로 2월 27일로 개막전 일정을 바꿨다. 반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는 각각 3월 8일과 3월 1일 개막경기를 펼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내년 K리그 2월 개막에 대해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2월 개막 가능성과 함께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프로축구연맹 한 관계자는 7일 본지와 통화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일정 등을 고려해 개막일이 결정될 것"이라면서 "12월 중 확정된 개막일이 나온다. 현재 개막일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2020시즌 프로축구가 2월 개막이 유력한 가운데 추운 날씨 속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020시즌 프로축구가 2월 개막이 유력한 가운데 추운 날씨 속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추운 날씨, 선수들 컨디션 조절 문제

문제는 추위에 따른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다. 기상청은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2월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할 때 내년 2월은 평년(-0.5~0.7℃)보다 비슷하거나 추울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2월이 평년보다 다소 추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추위는 경직된 관절에 무리를 줘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와 부상 우려를 높인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허재원 원장은 "추위는 관절을 경직하게 하고 피로도를 높인다"며 "근육을 충분히 이완하지 않고 무리하게 움직이면 손상이나 관절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에 있는 K리그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 선수는 2월 개막이 시즌 전체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동계훈련으로 시즌을 대비하는데, 확실히 3월 중반 정도까지는 몸이 뻣뻣한 느낌이 든다"며 "2~3월 추운 날씨에는 선수들도 컨디션 조절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2월에 시작해 12월까지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10개월 동안 장기레이스를 벌이는데, 우리(K리그 팀)들은 유럽 빅클럽처럼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며 "경기 수가 많고 시즌이 길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K리그가 2월에 개막되면 12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이어진다. 상위권 팀 선수들은 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그리고 국가대표 경기까지 40경기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 유럽 최정상급 클럽은 한 시즌에 50경기 이상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팀들은 주전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면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한다. 
 
◆ 도쿄올림픽 독일까, 득일까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레이스를 펼쳐 K리그를 '살인 일정'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실제로 지친 선수들이 후반기 이후 경기력이 부쩍 떨어지는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내년에는 2월 개막과 함께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도쿄올림픽 일정도 잡혀 있어 논란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프로축구연맹은 도쿄올림픽 기간 동안 리그 휴식기를 가질 것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알렸다. 관계자는 "현재 도쿄올림픽 기간 얼마의 휴식기를 가질지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기간에 휴식에 들어가면 리그 흐름이 끊길 수 있고,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후반기에 경기가 몰려 선수들의 피로도가 극심해진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K리그 2월 개막은) 단순히 며칠을 당긴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3월 초도 추워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기 어려운데, 2월에 개막전이 열린다고 해서 시즌 준비에 몇 배는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층은 얇고 경기는 많은 현재의 문제를 2월 개막과 같은 날짜 조정으로는 풀 수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