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 MOON 믿음에 응답한 박병호 "감독님 믿음에 정신차렸다. 책임감 가질 것"
[프리미어 12] MOON 믿음에 응답한 박병호 "감독님 믿음에 정신차렸다. 책임감 가질 것"
  • 고척=이정인 기자
  • 승인 2019.11.0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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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OSEN
박병호.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대한민국 4번 타자 박병호(33)가 마침내 웃음을 되찾았다. 부진에도 묵묵히 기회를 준 김경문(61) 감독도 함께 웃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예선 라운드 C조 3차전에서 쿠바를 7-0으로 완파했다.

선발로 출전한 타자 9명이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박병호의 부활이 반가웠다.

박병호는 줄곧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1차전 호주전과 2차전 캐나다전에서 각각 5타수 무안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출루는 캐나다전에서 기록한 볼넷 1개가 유일했고, 삼진은 5개나 당했다. 중심 타자 박병호의 부진은 2연승을 달리던 대표팀의 고민거리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박병호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4번타자 박병호는 변함이 없다"며 "박병호가 살아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다. 어제도 좋은 타구가 나왔다. 오늘은 안타가 나올 타이밍"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김 감독은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써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특유의 ‘믿음의 야구’로 선수들의 부활을 이끌었다. 대회 내내 부진하다 일본과 준결승전, 쿠바와 결승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이 대표적이다.

박병호(왼쪽)와 김경문 감독. /OSEN
박병호(왼쪽)와 김경문 감독. /OSEN

김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이번에도 통했다. 박병호가 드디어 깨어났다. 이날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병호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1회 말 첫 타석에서는 2사 1, 2루에서 1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쳤다.

그러나 부진은 거기까지였다.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때리며 대회 첫 안타를 신고했다. 모처럼 1루를 밟은 박병호는 그동안 못했던 세리머니 퍼레이드를 펼치며 활짝 웃었다.

박병호는 2-0으로 앞선 5회 말 1사 1, 2루에서도 초구를 통타해 투수 옆을 스치는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4번 타자의 부활 덕에 기세가 오른 한국은 5회에만 4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 뒤 박병호는 "앞선 두 경기에서 부진해서 타격 연습을 많이 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타구가 나왔고 이 감을 잘 유지해서 본선 라운드에서 도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리머니에 대해선 "10개 구단에서 온 다른 팀 선수들이 모여서 경기하기가 쉽지 않은데 너무 분위기가 좋다"며 "모든 선수가 제 안타에 기뻐해줬다. 각 팀의 세리머니를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끝까지 자신을 믿어준 김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부진했고 잘 맞은 타구도 없었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끝까지 믿고 내보내 주시기 때문에 정신 차리고 생각을 바꾸려고 했다"며 "감독님은 제가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격려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제 대표팀은 일본으로 건너가 슈퍼라운드를 치른다. 박병호는 "프리미어12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라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김현수 주장이 분위기를 너무 잘 이끌어주고 있다. 경기에서도 집중력이 좋다”며 “일본으로 넘어가면 더 중요하고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를 해야 한다. 지금처럼 서로 격려하고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병호는 "서울에서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슈퍼라운드에서도 좋은 경기를 해서 팬분들이 즐거워해 주시면 좋겠다. 책임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