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교차판매 가능해지면서 시장 확대 움직임 높아
유료방송시장, 이동통신 3사로 재편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KT가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유료방송시장에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이동통신 3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6일 전원회의를 통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3개사 합병, SK텔레콤의 티브로드노원방송 주식취득,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건을 심사한 결과 지난 10일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다만 공정위는 물가 상승률을 넘는 수신료 인상과 채널 수 임의 감축, 고가 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등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지난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를 합병하려 했을 당시 공정위는 지리적 시장에서 CJ헬로의 23개 방송구역 중 21곳에서 1위가 돼 경쟁제한 효과가 나타난다며 불허한 바 있었던 만큼 이번 결정으로 업계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공정위가 입장을 선회 한데는 온라인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OTT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증가하는 등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업체 간의 합종연횡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공정위는 이동통신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교차판매금지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제외시키면서 통신사들이 시장 확대로 인한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정위는 소비자들이 통신사 유통망을 통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상품을 구할 수 있고, 통신사들이 결합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면 소비자들의 편익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통신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계열이 31.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SK브로드밴드가 14.3%, LG유플러스가 11.9%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와 과기정통부의 최종 승인 등이 남아 있지만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해 점유율이 24.5%를 차지하며 2위 사업자로 크게 올라서게 된다.

SK브로드밴드 역시 티브로드와 합병할 경우 점유율이 23.9%로 올라가 3위 사업자가 된다. 이에 1위 KT와의 격차가 6~7%에 불과한 만큼 시장 우위를 놓고 이동통신 3사가 추가적인 케이블TV M&A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KT는 아직까지 합산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올해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이 부분을 놓고 해결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조국 청문회 등이 겹치며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편 이동통신 3사 위주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되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사업자들인 만큼 고객 유치 및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드라마나 영화 등의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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