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존속vs.해체' 아이즈원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이슈+] '존속vs.해체' 아이즈원에 대한 두 가지 시선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9.11.12 01:00
  • 수정 2019-11-11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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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아이즈원.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의 연출자 안 모 씨가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고 밝히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그룹 아이즈원의 활동에 비상등이 켜졌다. 공정하지 못 한 과정을 통해 데뷔했으니 즉시 해체하라는 반응부터 그룹을 해체하는 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이라는 우려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하고 있다. 데뷔 이래 첫 정규앨범 '블룸아이즈'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아이즈원. 방송사들 사이에선 벌써 '아이즈원 지우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과연 이들의 첫 정규앨범은 세상 빛을 볼 수 있을까.

■ "해체하라"vs."멤버들이 무슨 죄"

온라인 공간에서 아이즈원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활동을 중지하고 해체하라는 것과 그룹 해체는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 밖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로듀스 48'의 연출을 맡았던 PD 안 씨는 시청자들이 100원을 부담해야 하는 문자 투표를 진행해놓고 이 결과대로 최종 데뷔 멤버를 선발하지 않고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그는 사기·배임수재·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안 씨가 지난 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서울 강남지역 유흥주점에서 연예 기획사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투표 결과를 임의로 조작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 뒤에 일부 기획사들의 접대와 입김이 들어갔다는 데 대해 대중은 분노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이 같은 문자 투표 결과 조작에 대해 "취업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프로듀스 48' 연출한 김 모 CP(왼쪽)와 안 모 PD.

이런 분노의 화살이 컴백 예정이던 아이즈원에게 돌아간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이즈원은 '프로듀스 48'을 통해 데뷔해 '조작 그룹'의 멍에를 쓴 또 하나의 피해자이며, 이 가운데 일부는 소속사와 연출자의 뒷거래를 통해 이득을 본 수혜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룸살롱에서 접대 받으면서 정해진 걸 그룹이라니 말이 되나. 해체하고 개별 활동하는 게 각 멤버 이미지에 더 낫겠다", "이 정도면 대국민 사기극이다. PD는 물론이고 데뷔한 그룹들도 꼴 보기 싫다", "활동을 강행해봐야 계속 '조작돌'이라는 말이나 들을 텐데 그냥 해체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반박하는 의견들도 있다. 조작에 가담한 기획사 간부들과 연출자의 잘못이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에겐 죄가 없다는 것이다. 또 아이즈원이 해체한다고 해서 조작으로 탈락한 이들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보상이 없으며, 그룹 해체로 인해 조작과 관련 없는 멤버들까지 선의의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의견을 보이는 누리꾼들은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고 해도 아이즈원이 이 정도 인기를 누리게 된 건 멤버들이 열심히 한 덕인데 너무 욕을 먹는 것 같아 안타깝다", "조작으로 떨어진 멤버들에 대한 보상은 이뤄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즈원이 해체하는 건 아니지 않나", "따지고 보면 아이즈원도 선량한 피해자 아닌가. 소속사가 절대 갑인 상황에서 연습생들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아이즈원 해체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로듀스 48' 포스터.

■ 개봉일 미루고 결방하고… 연예계, '아이즈원 지우기'

엇갈리는 대중의 반응 속에서 연예계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논란에 발을 담그지 말자는 의도가 읽힌다.

대표적으론 아이즈원의 콘서트 현장부터 신곡 녹음 현장, 신곡 안무 연습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즈 온 미' 개봉이 연기됐다. 당초 이 영화는 오는 15일부터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안 PD가 '프로듀스 48'에 조작이 있었다고 시인한 뒤 상영을 잠정 연기했다. 이 영화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같은 날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한국 개봉이 밀리면서 일본에서의 개봉도 취소된 상황이다.

아이즈원과 녹화를 진행한 프로그램들도 아이즈원 분량을 편집하거나 결방하는 것을 결정했다. 9일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은 아이즈원 출연분 대신 스페셜 방송분을 내보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룸' 역시 아이즈원 편 결방을 확정했고,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는 아이즈원 분량을 통편집하기로 했다.

쇼케이스만 취소하고 컴백은 강행하겠다던 처음 입장과 다르게 결국 컴백도 연기됐다. 데뷔 1주년을 맞아 첫 정규앨범으로 화려하게 컴백하겠다던 아이즈원의 바람은 이뤄질 수 없게 된 것. 이에 따라 Mnet과 M2 등에서 방영될 예정이었던 아이즈원의 컴백쇼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아이즈원은 지난 해 '프로듀스 48'에 출연해 데뷔했으며 한국은 물론 일본 멤버들도 섞여 있다. 지난 해 10월 첫 번째 앨범을 발매, 약 1년 간 활동을 진행했다. 이들의 남은 활동 계약 기간은 약 1년 6개월. 여러 기획사와 심지어 국경을 넘는 회사들 간의 계약 사항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활동 중지를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논란 이후 멤버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데다 국민 정서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활동을 지속하는 것 역시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엑스원, 아이즈원 등 조작 논란이 인 '프로듀스X101'과 '프로듀스 48' 출신 그룹들의 소속사들이 모여 향후 활동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작으로 멤버가 된 이들을 제명하고 팀을 재정비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 그렇게 되면 특정 멤버들에게 화살이 집중될 테고,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서다. 아이즈원이 모델로 있는 광고사와 계약 내용도 향후 활동 방향을 결정하는 데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 국내 활동을 강행하는 건 어렵겠다는 생각"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사진=오프더레코드 제공, OSEN, Mne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