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본식 표현과 한자어를 우리말로 대체
은행들이 일본식 표현과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픽사베이, 각사CI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들이 고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일본식 표현과 한자어를 우리말로 바꾸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까지 이해하기 쉬운 은행용어 사용 캠페인을 전직원에게 실시한다.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손태승 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달부터 우리은행은 직원들이 제안한 용어를 주요 업무별로 분류하고 고객 응대 사용빈도와 효과성에 따라 총 30개의 개선용어를 선정했다. 이를 통해 ‘날인’을 ‘도장을 찍다’로, ‘차주’를 대출 신청하신 분‘ 등으로 바꿨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3일 금융언어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사용하는 원칙을 담은 ‘KB고객언어가이드’를 수립하고, 모바일 앱인 KB스타뱅킹에 우선 적용키로 했다.

KB고객언어가이드에는 맞춤법과 표기법, 띄어쓰기 등 기본적인 오류와 일본어 투, 과도한 높임법 등 잘못된 표현을 다루고 있다. 가이드에는 ‘~제공합니다’를 ‘~받습니다’로 표현하고, ‘고시’ 및 ‘통보’를 각각 ‘안내’, ‘알림’으로 대체했다.

또 일본식 표현인 ‘내점’과 ‘차기’를 ‘방문’, ‘다음’으로 바꿨다. 어려운 한자어인 ‘견양’과 ‘계약응당일’은 ‘보기’와 ‘계약해당일’로 개정했다. 다양한 표현으로 쓰이던 ‘영업점’, ‘지점’, ‘창구’는 ‘지점’으로 통일했다.

KB국민은행이 쉬운언어로 사용원칙을 담은 'KB고객언어가이드'를 수립했다./KB국민은행 제공

신한은행은 지난 7월 ‘고객 소통 강화 관련 직원 교육’을 부서별로 실시하고 사내 게시판에 자료를 제시했다. 이 교육은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쉬운 설명으로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고객 소통 강화 관련 직원 교육에서 제시된 소통 방안은 ‘이월, 기장’을 ‘새통장으로 바꿔드리고 정리를 도와드리겠다’는 표현으로, ‘타발송금, 내도’는 ‘해외에서 보낸 자금이 도착했습니다’라고 바꾸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고객’이라는 표현을 국립국어원이 권장하는 순우리말인 ‘손님’으로 변경해 사용 중이다.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이라는 ‘손’의 높임말인 손님을 존경과 진정성으로 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또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손님들의 안전한 부동산 투자와 거래를 돕기 위해 부동산 기초상식과 용어를 정리한 ‘하나씩 알아가는 부동산 상식’ 소책자를 발간해 전국 영업점에 배포했다. 발간한 소책자는 어려운 부동산 관련 내용을 쉬운 용어로 정리해 손님들의 빠른 이해를 돕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어려운 용어는 고객들이 상품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입하게 되는 불완전판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객들의 금융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우리말 대체 작업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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