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커머스 앞서기 쉽지 않아"..."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도 현실"
이마트 본사./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 전반의 실적 부진을 두고 우려가 커지고 이들의 초저가 경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11월을 맞아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가 진행 중인 것도 있지만 이커머스 업계와의 가격 경쟁이 핵심적인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실적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저가 전략을 내세우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을 인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초저가 경쟁은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을 중심으로 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했다. 이마트는 올해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행사를 통해 와인과 물티슈 등 다양한 식료품·생활용품을 저가에 내놓았다. 롯데마트는 ‘극한가격’을 내세워 초특가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매출을 늘리기 위한 업계의 적극 공세에도 실적은 오히려 크게 부진했다.

롯데백화점 본점./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76억원, 매출액은 4조4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56.0%나 곤두박질쳤고, 매출액도 같은 기간 5.8% 하락했다. 당기순손실은 233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이마트도 지난 2분기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99억원이었다. 당기순손실도 266억원으로 나란히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이 4조58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큰 차이가 없었지만 국민가격 행사로 초저가전략을 고수하면서 제 살을 깎아낸 모양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분기 실적 전망도 먹구름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가 전망한 이마트의 영업이익 평균치는 131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2%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계속되는 초저가 경쟁이 실속 없는 출혈 경쟁이라는 지적이 연거푸 나오고 있다. 대형할인점이 가격 혁신을 주창하고 있지만 상품과 서비스의 질 등 전체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원가 낮추기에만 급급하다는 견해다. 이러면 상품 공급사 또는 유통사 중 하나가 무너지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대형할인점이 주된 경쟁 상대로 인식하는 이커머스 업계는 이들과의 경쟁을 위협적으로 인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압도적으로 많은 종류의 상품을 값싸게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거래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업구조가 다른 이커머스 업계를 상대로 대형 오프라인 할인점이 힘든 경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업태를 바꾸거나 정말 획기적인 방식의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대형할인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점포가 모습을 감출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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