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몽규 회장, "항공산업 시너지로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할 것" 포부밝혀
건설, 레저, 유통으로 키워온 HDC현대산업개발, 항공도 품어
항공산업 ‘캐시카우’로 선택 ‘먹거리’ 발굴 속도
(왼쪽부터)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사진=각 사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야심이 본격 비상을 시작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타이틀이 HDC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게 돌아가며 정몽규 회장은 건설업을 넘어 항공업까지 손을 뻗게 됐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급물살이 타게 된 건 정 회장의 야심과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조력이 시너지를 발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안건을 논의했다. 그 결과 이사회는 아시아나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 3곳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과 관련해 7일 최종입찰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이를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며 "향후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국토부 문턱도 넘은 상태다. 전날 국토부는 아시아나 항공의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을 항공운송사업을 하는 데 결격사유가 있는지 심사한 결과 모두 적격으로 판단됐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서 금호산업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아시아나 매각을 위한 본협상에 들어선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되기까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 먹거리를 찾던 정 회장과 박 회장의 러브콜이 맞물리며 이번 매각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와의 맞손은 지난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정 회장과 박 회장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114’를 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며 사업 파트너로 한 차례 힘을 모은 적 있다. 여기에 정 회장과 박 회장은 고려대학교 선후배라는 오랜 연이 있는 상태다.

정 회장은 최근 건설 외 미래 먹거리 발굴에 몰두하던 차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월 강원 오크밸리를 인수, 지난해 5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건설을 시작으로 유통, 리조트를 아우르는 ‘유통·물류기업’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본 입찰을 앞두고 이달 초 실무진들에게 "그룹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회사다.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의 체질 개선은 물론 미래 먹거리 발굴에 기대를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박현주 회장은 인수합병(M&A)의 큰손으로 불릴 정도로 ‘통큰 투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박 회장은 1997년 증권사 동료들과 함께 자본금 100억원짜리 벤처캐피탈을 세우며 경영인으로 나섰다. 이후 자산운용·증권·보험회사를 잇달아 출범, 창업 20여년 만에 자기자본 13조7000억원(그룹 전체 기준)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킨 사례가 있다.

정몽규 회장은 이날 3시 기자회견을 열어 "HDC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우선협상 대상자로서 선정이 됐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건전성과 서비스 등의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 인수로 항공산업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임직원들과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내는 것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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