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가 12일 홍콩중문대학에서 대치 중인 경찰 바리케이트에 불을 지르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홍콩 시위가 장기화됨에 따라 홍콩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홍콩 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의 하방 지지선은 9700포인트 정도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H주)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한 다수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설정 돼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가 지난 13일 각각 1.82%, 1.61% 하락한 2만6571포인트, 1만519포인트를 기록했다"며 "(시위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이 주식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시위와 관련해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면서 시위대 스스로 내부갈등 심화로 와해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홍콩 시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일부에선 중국 정부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으나, 중국의 입지와 역할을 고려할 때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특히 "내년에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고 안정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기업의 중국 내 진입을 적극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정치적 리스크를 부각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H지수의 1차 지지선은 9700포인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오는 24일 예정된 홍콩 구의회 선거를 캐리 람 행정장관이 취소하게 되면 시위가 더욱 고조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는 관측이다.

박 연구원은 "(이 경우) 홍콩거래소가 휴장을 선택한다면 글로벌 자금의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오는 25일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은 긍정적 요소다. 그는 "홍콩 증시의 기업이익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20.4%를 유지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상장될 경우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하락 압력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우려했던 극단적인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 경우 지난 8월 말부터 나타났던 본토 자금의 저가 매수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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