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몽규 회장 중심으로 현대해상, 한라그룹, KCC 등 측면지원
현대차그룹은 과거 타이어공급 및 학연 관계로 지속 이용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9층 대회의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몽규(중앙) HDC 그룹 회장이 아시아나 우선협상자 선발과 관련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조윤성·강한빛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가운데 범(汎) 현대가의 후광을 등에 업고 국내 여객운송 및 항공물류 분야 넘버원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재계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것은 단순히 HDC현대산업개발의 미래전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범 현대가를 항공모빌리티 산업으로 한 데 묶는다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지난 10월 현재 여객수송실적은 대한항공이 166만6000명(22.5%), 아시아나항공이 120만명(16.2%)에 달했고 화물수송실적은 대한항공이 10만7000톤(39.6%), 아시아나항공이 6만1000톤(22.8%) 등을 기록했다.

항공수송실적에서 보듯 아시아나는 대형항공사군에서 좀처럼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그늘에서 경쟁사 만큼 마케팅도 펼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 인수를 계기로 대한항공을 뛰어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항공산업 실적기준인 여객유치 전쟁에서 대한항공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재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이 고 정세영 회장의 아들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범 현대가의 친척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친분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정몽규 회장은 범 현대가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진 KCC그룹 회장 등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기 전부터 교감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측면에서 지원하겠다는 답을 받았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그동안 범 현대가는 이렇다할 여행사를 꾸리지 않았다. 대북사업을 영위하는 현대그룹이 현대아산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백화점이 현대드림투어 등을 운영해 왔다. 해외출장이나 국내출장을 이용할 때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주요 범현대가에서 현대드림투어를 이용해 왔고 항공사는 특별한 사안이 아닌 이상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항공사를 이용해 왔다.

현대차는 그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타이어로 연결돼 있어 아시아나항공 이용이 높았다는 후문도 있다. 또한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박세창 금호산업 사장은 서울 휘문고 동문이기도 하다. 타이어를 공급하는 관계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현대차그룹에서 이용하는 상호 상생경영을 펼쳐온 셈이다.

이런 밀월관계가 HDC현산에서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계기로 범 현대가로 전면 확산될 분위기다. 이미 항공업계에는 범 현대가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및 물류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는 뜻도 밝힌 그룹이 있다는 후문도 나돌고 있다.

이에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로 범현대가의 항공기 이용이 아시아나로 쏠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로 항공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해상그룹, 한라그룹, KCC 등이 합세해 아시아나를 밀어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범 현대가는 사안이 있으면 뭉치는 끈끈한 가풍이 있다”라며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만큼 정몽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주요 범 현대가에서 어느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윤성 기자,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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