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복고(Retro)를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New-tro) 열풍이 자동차 업계까지 닿았다. 변하지 않는 가치로 전통을 이으면서 시대의 흐름을 입고 기성세대에겐 향수를, 20·30세대에겐 ‘취향 저격’에 나섰다.

더 뉴 그랜저/사진=현대자동차

"우리 이다음에 성공하면 뭐 할까?" "그랜저 사야지"

대표적 ‘사장님’차 그랜저가 성공의 새로운 정의를 내걸고 돌아왔다.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는 3년 만에 선보이는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정장을 입은 사장님부터 청바지 차림의 20·30세대까지 잡겠다는 포부다. 변화를 맞이하는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더 뉴 그랜저는 사전계약 첫날 역대 최다 계약 기록을 보유한 모델에 이름을 올리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상엽 현대디자인 센터장 전무는 그랜저에 대해 “정장을 입은 CEO를 넘어 청바지를 입은 혁신의 리더들까지, 더 뉴 그랜저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 성공의 가치를 제시하고 그런 이들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그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EV 콘셉트카 45를 최초 공개했다. 45는 1974년에 나온 ‘포니’에서 영감을 얻어 45년 만에 전기차로 재해석된 모델이다. 모터쇼에 참관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EV 45를 살펴보며 “실제로 보니 좋네요”라며 흡족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대차는 45가 전기차 디자인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래식 미니 일렉트릭/사진=MINI

클래식한 외모에 '전기 심장'

한편 새 심장을 장착하고 또 다른 질주를 꿈꾸는 브랜드도 있다. MINI는 브랜드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지난 2일 총 2200여 명의 MINI 팬들과 함께 축제를 즐겼다. 이날 행사엔 퍼레이드 길 및 카니발 광장에서 ‘MINI 퍼레이드’가 진행돼 클래식 Mini를 비롯, 다양한 MINI 차들을 통해 60년간 이어져 온 MINI의 헤리티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MINI는 60년의 역사를 발판 삼아 미래를 위해 도약 중이다. 핵심은 ‘전기 심장’이다.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클래식 미니의 전기차 버전인 '클래식 미니 일렉트릭'을 공개한 것에 이어 8월 조인철 총괄이사는 MINI 브랜드 탄생 60주년 기념 파티에서 “2024년 이후 국내 판매되는 MINI 전 라인업에 전기차를 도입하겠다”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18년의 세월이 담긴 콘셉트 전기차 '비전 메르세데스 심플렉스'를 공개했다. 비전 메르세데스 심플렉스는 지난 1901년 니스에서 펼쳐진 레이스 대회에서 선보인 '메르세데스 35 PS'를 현대 감성으로 재해석한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레이크 코모' 디자인 센터가 프랑스 니스로 이전되는 것을 기념해 ‘비전 메르세데스 심플렉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클래식한 외모와 전기 심장으로 부활을 꿈꾸는 브랜드는 MINI와 벤츠 뿐만이 아니다. 재규어 'E-타입 제로'는 지난해 5월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의 결혼 피로연에서 주목을 받았다. 오리지널 '재규어 E-타입'은 1960년대를 달군 스포츠카다. 여기에 전기모터와 배터리, 각종 첨단장비를 장착해  'E-타입 제로'가 탄생하게 됐다. 한편 푸조는 2018년 파리모터쇼에서 1960년대 출시된 504 쿠페에서 영감을 받아 전기차 'e-레전드 컨셉트'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브랜드가 그동안 쌓아온 전통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변신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기성세대 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밀레니얼세대의 취향까지 잡을 수 있도록 변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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