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격화에 국내 은행들 '초긴장'...중국군 진압시 철수 고려
홍콩 시위 격화에 국내 은행들 '초긴장'...중국군 진압시 철수 고려
  • 김형일 기자
  • 승인 2019.11.15 17:33
  • 수정 2019-11-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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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중국 정부 개입 가능성에 현지 지점들 긴장
홍콩 시위가 격화되자 국내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연합뉴스
홍콩 시위가 격화되자 국내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홍콩 시위가 격화되면서 추가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최악의 경우 철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서 각종 금융업무를 담당중인 은행권 관계자들은 "최악의 경우란 중국군이 홍콩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에 나서는 경우를 말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콩에서의 철수란 인근 국가(지역)로 홍콩 현지업무를 이관, 수행하는 것이며 주재원 및 가족들의  국내 복귀 등 신변 안전지대로 거처를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6월부터 5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홍콩 시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의 폭력 종식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서 중국 정부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콩 시위는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범죄자를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지난15일 홍콩 지점을 방문,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행장은 취임 이후 전국 지점을 돌며 현장 경영을 실천해왔다.

기업은행은 홍콩 지점을 IBK아시아금융벨트의 중심지로 키울 방침이다. 중국과 일본, 베트남,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을 모두 아우르는 중요 거점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홍콩 지점) 전 직원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홍콩 대체 사업장과 유동성 점검에 나서고 있다"며 "홍콩 내 현지 상황과 중국, 홍콩 정부의 방침에 따라 단계별 조치도 실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홍콩 지점 업무 중단 시 타 국외점포를 통해 업무처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현지 직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외교부가 고시하는 여행 경보제도 기준에 따르고 있다.

기업은행은 1단계로 지점 내 비상연락망 구축 및 SNS 등을 활용한 주요 현지 이슈를 공유를 진행했다. 2단계로는 본점과 홍콩 지점간 실시간 비상연락망을 구축·운영하고 주재원과 주재원 가족이 희망하면 한국 복귀도 추진한다. 

3단계는 주재원 가족을 즉시 복귀시키고 공항 폐쇄에 대비해 대체 루트를 확보하는 것이다. 대체 루트로는 홍콩 마카오와 중국 심천이 제기된다. 마지막 4단계 발령 시 필수인력 외 주재원을 국내로 복귀시키고 홍콩 잔류 인력에 생필품을 지원한다.

홍콩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자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도 단계별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홍콩 완차이 지역에 위치한 지점이 홍콩 시위 구역과는 떨어져 있어 현지 영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직원과 직원 가족의 안전을 위해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했다.

현재 1단계 상황이 발령된 국민은행 홍콩 지점은 시위상황에 따라 면밀한 모니터링이 실시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직원 및 직원 가족의 외출 자제 등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지 상황이 악화될 것을 대비해 단계별로 조치에 나갈 방침이다. 만약 2단계로 일부 직원의 출근이 불가해지면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신변안전을 공유하고 정상출근직원과 유선을 통해 업무를 협의한다. 이때 주재원 가족의 한국 복귀도 논의된다.

또 3단계로 지점영업이 불가해지면 홍콩지점 업무연속성계획(BCP) 관리지침에 따라 중국현지법인 산하 지점으로 이동 후 업무를 수행키로 했다. 주재원 가족 안전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경우 영사관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재원 가족의 한국 복귀도 추진된다.

마지막으로 대체사업장 업무까지 불가해지는 4단계 발동 시 홍콩 지점을 다른 국가로 이동 시켜 비상 업무를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국내 은행들의 홍콩 시위 대응계획./각사 제공
국내 은행들의 홍콩 시위 대응계획./각사 제공

우리은행은 홍콩섬에 위치한 퀸즈웨이에 홍콩 지점을 두고 있다. 총 27명 직원 중 한국인 직원은 6명이 상주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홍콩 시위 악화로 인해 홍콩 지점 접근이 불가할 경우 대체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대체사업장마저 폐쇄될 경우 비상사태 선포 후 홍콩금융청과 본점부서 등에 상황을 전파할 계획이다. 또 악화 상황에 따라 사업장 변경내용을 고객에게 공지하고 업무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인 업무에 들어갈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개입할 경우를 대비해 안전대책도 수립했다. 우리은행은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할 경우 주재원 가족 철수를 진행한다. 우선 비상식량과 의약품을 제공하고 공항폐쇄를 대비해 주재원들에게 중국여권과 항공권 오픈티켓도 준비한다. 만약 중국군이 개입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홍콩지점장 1명과 직원 1명을 제외한 주재원 전체를 철수시킬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주룽지역 소재 홍콩 지점에 총 5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국내에서 파견된 주재원은 7명이라고 밝혔다. 본점 차원에서 실시간, 주간 단위로 현지 상황에 대해 소통에 나서고 있는 하나은행은 시위초기부터 홍콩 시위를 대비한 홍콩 지점 업무연속성계획을 추가로 수립하고 관리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시위로 인한 영업상의 큰 지장은 없으나 직원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출퇴근, 비상연락망 등의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홍콩 카오룽이스트 지역에 홍콩 지점을 운영 중이다. 총 2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한국인 직원은 5명이다.

현재 1단계를 발령한 신한은행은 홍콩 상황을 주시하고 유사시 즉시 단계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2단계는 악화단계, 3단계는 위험단계로 분류하고 단계별 구체적인 행동계획과 시나리오를 완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홍콩 지점 영업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중국 정부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지 주재원과 가족의 안전이 위협받으면 최악의 경우 지점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이 최악의 경우 지점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최악의 경우 지점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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