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지난 14일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가 개막했다. 국내 게임사는 물론이고 해외 게임사 등이 대거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게임 축제가 만들어졌다. 

각 게임사마다 자사의 인기작, 신작 등을 앞세워 게임 시연, 굿즈 판매, 현장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지스타가 진행되는 벡스코 전시장 안은 한 발짝도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런 지스타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게임사들의 준비도 당연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현장을 찾은 팬들과 현장 곳곳에서 남모르게 땀을 흘리며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도 함께 있다. 이에 현장을 찾은 팬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직접 찾아 인터뷰를 진행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갓겜' 찾으러 왔어요!"

지난 14일 개막한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 현장을 찾은 경남 함안중학교 2학년 이진서 학생과 친구들. / 사진=정도영 기자

지난 14일 오전 10시 개막식이 열리고, 팬들의 입장은 12시부터 시작됐다. 행사장 외부에서 입장을 대기하는 팬들도 추위를 이겨내며, 설레는 마음에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이었다. 대기줄을 찾는 팬들 중 눈에 띄게 밝은 친구들을 만났다. 

경남 함안중학교 2학년 이진서 학생은 "함안에서 아침 7시 반부터 서둘러서 왔다. 저희 4명이 워낙 게임을 평소에 매우 좋아하고 같이 즐기기도 해서 지난 3년 전부터 계속해서 지스타 현장을 찾았다. 당일치기 일정으로 계획을 꾸려 와서, 빡빡하게 움직여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배틀그라운드'가 인상적이었고, 올해는 메인 스폰서인 '슈퍼셀' 부스를 찾아 새로운 게임이 나오는지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게임에 대한 평소 생각들을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보통 게임이 하나의 문화이자, 사람들이 공감을 나누는 '매체'다"며 "친구들과 평소에 게임을 자주하며 친밀감을 쌓고 있고, 지스타에 온 이유도 우리가 할 만한 게임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넥슨, 엔씨 등 국내 대형 게임사의 지스타 불참에 대해서는 "한국 행사에서 한국 게임들이 많이 안나오는 것에 충분히 아쉽다(넥슨 불참에 대해)"며 "한국은 게임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게임 산업에서도 한국이 더욱 활기를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외국 게임사들도 성장을 위해서 이번 지스타에 대거 참가한 것이기 때문에, 팬들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게임, 흔히 말해 '갓겜'이 있다면 만족할만 하다"고 말했다.


"전시회 기획자가 꿈, 몸은 힘들어도 보람찬 하루입니다"

지난 14일 개막한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 현장에서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관람객들의 안전을 지키는 대학생 자원봉사자(왼쪽부터) 신유진(26) 학생과 백주영(24) 학생. / 사진=정도영 기자

지스타 2019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은 1층에 B2C관, 2층에는 프레스룸과 VIP룸 등으로 이뤄져 있다. 기자들과 귀빈들, 팬들까지도 1층과 2층을 오가기 위해 엘레베이터 또는 에스컬레이터를 대부분 이용하는 구조다.

벡스코 전시장에 열리고 닫히는 시간까지 1층과 2층을 오가는 에스컬레이터의 안전을 지키며 관람객과 기자, 귀빈들을 응대하는 대학생 자원봉사자 두 명을 만났다.

신유진(26) 학생은 "국제 회의 기획사가 꿈이라, 군대 전역 후에 관광 채용 박람회를 간 적이 있었는데, 이러한 행사에 많이 참여하는 것이 진로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경험을 쌓기 위해 왔다"며 "일반 사람들에게 에스컬레이터 탑승 시 안전을 알리는 등 진로 분야와 상관없지만 다양한 정보들을 얻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비 페어, 하우징 페어 등에서도 느꼈지만, 많은 기업 관계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다른 분야에 흥미가 생기게 되는 등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시야가 넓어지고, 얻어 가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백주영(24) 학생은 "전시 기획사가 꿈으로, 학과 특성상 전시회 내 부스 운영에 많이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행사장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몰랐는데, 이렇게 참여하게 되어 전시회를 더 세세하고 큰 관점에서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관람객과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행사에 어느 부분이 지금 부족한지, 개선해야하는지 느낄 수 있어 보람차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람객의 '엄지척', 뿌듯한 경험입니다"

지난 14일 개막한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 현장에서 B2C관과 B2B관을 연결하는 통로에 위치한 안내 데스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 지스타 서포터즈 이금주(26)씨. / 사진=정도영 기자

'지스타 서포터즈'. 지스타 조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행사장 곳곳에 핑크색 티를 입고 '안내 데스크', '기자실 관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B2C관에서 B2B관으로 이동하는 2층 통로에 있는 안내 데스크 자원봉사자들은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온 외국인들과 비즈니스로 참가한 기업 관계자들을 주로 상대한다.

안내 데스크에 있는 이금주(26) 씨는 "신문을 보다가, 게임 관련 이슈가 올해 들어서 많이 등장했고, 지스타가 부산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제이기 때문에 '겜알못'이지만 게임 산업이 어떻게 갖춰져 있는지 궁금해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안내 데스크 업무의 특성상 게임 회사의 부스 위치 안내를 많이 하기 때문에, 집에서 참가 게임사들을 공부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평소 게임에 대해 '그들만의 세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지스타를 찾는 분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이 나쁜 것만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봉사하는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는 "한 외국인 관람객이 부스 위치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첫 날인지라 준비가 부족해 시간이 오래걸리긴 했지만 끝까지 찾아서 안내를 해드렸는데, 관람을 마치고서는 와서 '엄치척'을 내보였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순간 피로가 눈녹듯이 녹았다"고 말했다.

부산=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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