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신의 한 수 2)은 배우 권상우의 액션이 단연 돋보인다. 내기 바둑을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 누나의 복수를 위해 돌진하는 귀수 역을 맡아 바둑보다 돋보이는 액션으로 장기를 발휘했다. 전작 ‘탐정’ 시리즈와는 상반된 카리스마와 액션으로 무장한 연기를 펼친 권상우는 “다른 작품보다 이 영화를 준비하는 마음이 달랐다”며 “나 자신과 외로운 싸움이었다”라고 돌이켰다.

- ‘신의 한 수: 귀수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은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장르의 영화다. 이런 시나리오가 내게 안 들어올 시기에 ‘귀수편’ 출연 제안을 받게 됐다. 뭔가 다시 한 번 액션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감독님이 전작 ‘신의 한 수’와 150여 편의 영화를 편집한 참고영상을 줬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영상을 준비해서 내게 준 감독님은 처음이었다. 감독님한테 매료됐다. 나 또한 액션에 대한 목마름이 있을 때 받은 작품이라 감독님에게 너무 감사했다. 바로 출연하기로 했다.”

-귀수는 대사가 적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눈빛과 액션으로 모든 걸 표현하는데.

“귀수가 거꾸로 매달린 장면이 있다. 그걸 보면서 귀수의 캐릭터는 저거 하나면 정리가 된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몸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철저하게 관리했다. 20대 때는 많이 먹어도 자연스럽게 관리가 됐는데 이제 그렇지 않다. 3개월 동안 매일 운동했고 처음으로 식단관리도 해봤다. 촬영이 끝나면 다들 술을 마시러 가는데 나는 숙소에 들어가 운동했다. 상체를 탈의하고 거꾸로 매달려 있는 장면의 복근은 결코 CG(컴퓨터 그래픽)가 아니다.”

-귀수는 복수 하나만 바라보는 인물이다. 자칫하면 평면적인 인물로 보일 수 있다.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 감정대로 편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배우들을 많이 배려해줬다. 그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누나를 생각하며 연기했다. 관객들이 귀수의 감정을 느낄지 안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귀수 입장에서 늘 누나를 떠올렸다.”

-아무래도 전작 ‘신의 한 수’의 흥행으로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맞다. 관객도 기대감이 높겠지만 감독님과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영화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희원, 허성태를 비롯해 장성무당 역 원현준까지 모두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영화를 완성했다.”

-특히 돋보인 액션이 화장실에서 펼친 액션이다.

“근래 보기 드문 설정이었다. 사실 미술감독님이 우리가 이 화장실에서 액션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바닥 타일을 굉장히 미끄럽게 만들었다.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물이 뿌려진 상태라 너무 미끄러웠다. 급하게 다시 타일을 뒤엎고 촬영했다.”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스틸.

- ‘외톨이’로 분한 우도환과 대립각을 형성했는데 실제 호흡은 어땠나.

“우도환의 드라마를 많이 봤다. 최근 작품인 ‘나의 나라’도 봤다. 굉장히 예의 바른, 좋은 후배다. 매력적인 마스크뿐만 아니라 20대만이 가질 수 있는 브이라인도 있다. 김성균, 허성태를 보다가 우도환을 보면 싱그러웠다. (웃음) 우도환을 비롯해 훌륭한 후배 배우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자극되는 건 없다. 과거를 돌아보기보다는 미래를 고민하는 편이라 그런 것 같다. 다만 교복 입고 펼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제는 그걸 못하니 아쉽다.”

-액션 뿐 아니라 코미디 장르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배우로서 다양한 장르에 어울리는 건 쉽지 않은데.

“‘탐정’ 시리즈가 참 고맙다. 영화에서 슬럼프라고 하는 시기를 이 영화로 극복했다. ‘귀수편’은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다. 44살이라는 적지 않은 시기에 날 찾아준 영화다. 나는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 잘하는 송강호, 황정민 선배처럼 하나의 어떤 것으로 인정받지는 못해도 여러 장르에서 쓰임새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본질적으로 작품에 대한 욕심을 놓으려고 한다.”

-관객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권상우가 괜히 권상우가 아니구나’ ‘지금도 날아다니네’라는 말만 들어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뒤에도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 우리나라영화 배우, 감독님들을 봤을 때 난 ‘아웃사이더’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스스로 ‘상우야, 이제 됐어’라는 시기가 되면 또 하고 싶은 뭔가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차기작 ‘히트맨’이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실 ‘히트맨’ 다음으로 결정 난 작품도 있다. ‘귀수편’을 시작으로 권상우의 액션 3부작이 완성된다. ‘귀수편’이 깔끔한 액션이라면 ‘히트맨’은 액션과 코미디가 버무려졌다. 그 다음 작품은 관객들의 분노 게이지를 올릴만한 액션에 도전한다. 내년에 준비될 것 같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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