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예쁜 남자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자보다 예쁜 남자로 주목 받고 있는 여장 남자 캐릭터들. 어설픈 분장이 아닌 싱크로율 높이는 변신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KBS 월화극 '조선로코-녹두전'의 장동윤부터 예쁜 남자의 원조인 이준기와 지성, 김남길, 유승호까지 '예쁜 남자 신드롬'이 계속되고 있다.

■'조선로코-녹두전' 장동윤

장동윤은 드라마 시작 전 공개된 포스터부터 화제가 됐다. 그동안 예쁘다는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여자 배우들과 있어도 위화감 없는 여장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장동윤이 분한 전녹두는 과부로 변장해 금남의 구역에 입성하게 되는 역할로 남자의 모습과 여장한 모습을 넘나드는 캐릭터였다. 이에 장동윤은 제작발표회에서 외적인 모습보단 목소리로 변화를 주려고 했다며 비하인드를 밝혔다. 더불어 감독은 "장동윤의 목젖이 많이 드러나 있지 않아 편집이 없어도 될 정도"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왕의 남자' 이준기

예쁜 남자 신드롬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준기. 영화가 천만 관객을 넘어 화제가 되면서 이준기 역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예쁘고 유약한 여장 남자 캐릭터가 아니라 남자이지만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여장 남자의 포인트를 잘 살렸다. 쌍꺼풀 없이 긴 눈이 주는 묘한 매력이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기도 했다. 특히 이 때 나온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광고는 이준기의 예쁜 남자 신드롬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다. 이후 여러 여장 남자 캐릭터가 나오고 있지만 독보적인 캐릭터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킬미, 힐미' 지성

지성은 MBC '킬미, 힐미'에서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 차도현을 분했다. 이 중 여고생 안요나를 여장 남자 캐릭터로 소화했다. 다른 여장 남자 캐릭터들과 다르게 가발이나 진한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말투나 행동, 표정과 목소리로 여장 남자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 동안 예쁘다는 이미지가 강하지 않은 지성이었기 때문에 여장 남자 캐릭터를 더 잘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많은 패러디가 나오기도 했다.
 
■'열혈사제' 김남길

김남길은 SBS '열혈사제'에서 다혈질 카톨릭 사제 김해일을 분했다. 구대영(김성균)과의 수사를 위해 여장 남자 캐릭터를 소화했다. 김남길은 평소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가 강해 여장한 모습이 안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예상외로 잘 소화했다. 세심하게 머리카락을 넘기는 손동작이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발걸음 등 동작을 통해 캐릭터 표현을 한 것이 특징이다.
 
■'봉이 김선달' 유승호

유승호는 영화 '봉이 김선달'에서 여장 남자를 분했다. 어렸을 때부터 예쁘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여장에 거부감이 없었지만 막상 해보니 남자 같아 보여 고생을 많이 했다고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유승호의 여장은 예쁜 남자라는 인식이 한층 더 굳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장 남자 캐릭터는 극 중 활력을 불어넣고 화제를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배우의 이미지를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세대인 만큼 여장 남자 캐릭터는 특히 주목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연예계 관계자는 “화장하는 남자가 별로 이상해 보이지 않을 만큼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기성세대에 편입되기 싫은 청소년들에게까지 여장 남자는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의 꽃미남 열풍과는 다른 여장 남자 신드롬이 앞으로 어떤 캐릭터까지 등장시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조선로코-녹두전' 홈페이지, '왕의 남자' 스틸컷, '킬미, 힐미' 홈페이지, SBS 방송 화면, '봉이 김선달' 스틸컷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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