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다제병용 처방률 최고…여러 약 처방 관리는 필요
노인 5개 이상 약복용 68%…당뇨약 1차 처방 증가
복지부, ‘2017년 OECD 국가별 보건의료 성과 현황’ 결과 분석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전반적인 의료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장암, 위암, 직장암 5년 순 생존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의 만성질환 입원율과 정신질환 사망률은 다른 OECD 국가들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여러 약을 한꺼번에 처방하는 다제병용 처방률도 최고 수준을 기록,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공= 보건복지부

18일 보건복지부가 분석한 ‘2017년 기준 OECD 보건의료 성과’ 자료에 따르면 5년 순 생존율은 대장암 71.8%, 직장암 71.1%, 위암 68.9%로 OECD 32개 회원국 중 1위였고, 폐암은 25.1%로 3위였다.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은 84.4%로 OECD 평균(83.7%)을 웃돌았다.

‘5년 순 생존율’은 암이 유일한 사망 원인인 경우, 암 환자가 진단 후 5년 동안 생존할 누적 확률를 말한다.

급성기(갑작스러운 질환 발생으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시기) 진료의 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허혈성 뇌졸중 30일 치명률(45세 이상 환자 입원 중 30일 이내 사망한 입원 건수 비율)은 3.2%로 OECD에서 세 번째로 낮았다. 평균은 7.7%였다.

반면 다른 급성기 지표인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은 9.6%로 OECD 평균 6.9%보다 높았다. 이 지표는 2008년 이후 감소하다 2016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다.

만성질환 입원율은 2008년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 상태다. 천식과 당뇨병의 인구 10만 명당 입원율은 각각 81.0명, 245.2명으로 OECD 평균 41.9명, 129.0명보다 높다.

외래 약제처방 질 수준도 점차 향상되고 있지만 5개 이상 약을 90일 이상 복용하는 다제병용 처방 등은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제병용 처방률(5개 이상의 약을 만성적으로 먹는 75세 이상 환자 비율)은 68.1%로 통계를 제출한 7개국 중에서 가장 높았다.

65세 이상 환자에 대한 항정신병약 처방률은 1000명당 36.2명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제공= 보건복지부

항생제 총처방량은 1000명당 1일 26.5DDD를 기록했다. 이는 OECD 31개국 중 29번째로 많은 처방량이다. 31개국 평균은 18.3DDD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처방이 권고되고 있는 지질저하제의 처방률은 67.4%로 2011년보다 23.3%포인트(P) 증가했다.

최면진정제인 벤조디아제핀을 장기간 처방받은 65세 이상 환자는 약제처방 인구 1000명당 10.1명으로 OECD 평균 33.9명보다 적었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노인이 장기복용 시 인지장애, 낙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커진다.

외래 진료 환자의 진료 경험을 측정한 결과, ‘의사의 진료시간이 충분했다’ 80.8%, ‘의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82.9%, ‘진료·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82.4% 등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정신보건 영역에서는 조현병 환자 초과사망비(15∼74세 일반인구집단 사망률 대비 정신질환자 사망률의 비율)는 4.42,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 초과사망비는 4.21로, OECD 평균(각각 4.0·2.9)보다 높았다.

김두만 복지부 정책통계담당관은 “급성기 진료와 외래 진료의 질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특히 대장암과 위암 진료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었다”며, “외래 약제처방 질 수준도 점차 향상됐으나 다제병용 처방 등은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OECD는 '보건의료의 질과 성과(Health Care Quality and Outcome)' 과제(프로젝트)를 통해 회원국으로부터 핵심 지표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청구 자료를 OECD에 제출하고 있다.

◇ 급성기 진료 = 급성심근경색증과 뇌졸중 30일 치명률은 급성기 진료(acute care) 영역의 질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30일 치명률’은 입원 시점 기준으로 45세 이상 급성기 환자 중 30일 이내 사망한 입원 건수 비율을 의미한다. 2017년 허혈성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45세 이상)의 30일 치명률은 3.2%로 OECD 회원국 중에서 우수한 수준이었다. OECD 평균은 7.7%다.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은 2008년 이후에 감소했으나, 2016년을 기점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2017년에는 9.6%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은 6.9%다.

◇ 만성질환 = 일차의료 영역에서 관리를 잘 하면 입원이 예방되는 만성질환 중 천식과 당뇨병으로 인한 입원율은 각각 인구 10만 명 당 81명, 245.2명으로 OECD 평균보다 높았다. OECD 평균은 천식의 경우 인구10만 명당 41.9명, 당뇨병은 129명이다.

다만 만성질환 입원율은 2008년 이후에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만성폐색성폐질환 입원율은 OECD 평균에 근접하는 추세다.

◇ 암 진료 = 5년 순 생존율(Net Survival)로 본 우리나라의 암 진료 수준은 대장암 71.8%, 직장암 71.1%, 위암 68.9%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이다.

5년 순 생존율이란 암이 유일한 사망 원인인 경우, 암 환자가 진단 후 5년 동안 생존할 누적 확률을 의미한다.

폐암 환자의 5년 순 생존율(25.1%)은 OECD 회원국의 평균(17.2%)보다 높고,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은 84.4%로 OECD 평균(83.7%) 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 외래 약제 처방 = 외래 약제 처방 수준은 △다제병용 처방 △오피오이드 처방 △항정신병약 처방 △항생제 처방량 △당뇨병 환자 처방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처방으로 측정된다. 다제병용, 오피오이드, 항정신병약 처방에 대한 자료는 올해 처음 수집됐다.

5개 이상의 약을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이상 환자 비율로 정의되는 다제병용 처방률이다. 2017년 기준 68.1%라는 수치는 통계를 제출한 7개국(평균 48.3%) 중 가장 높았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은 0.9DDD, 65세 이상 환자의 항정신병약 처방률은 1000명당 36.2명으로 낮은 국가에 포함됐다. ‘DDD(Defined Daily Dose)’는 의약품의 주된 성분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 하루 동안 복용해야 하는 평균 용량이다.

엄격한 마약 규제 및 관리, 마약이란 용어에서 오는 거부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복지부는 분석했다.

고혈압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당뇨병성 신증의 위험과 다량 알부민뇨증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일차선택 항고혈압제 처방률은 78.0%로 OECD 회원국 평균(82.9%)보다 낮지만 2013년 77.5% 이후 2014년부터 78~79%를 오가고 있다.

한국은 당뇨병 환자의 약제처방 수준이 2011년 44.1%에서 2017년 67.4%로 23.3%포인트 증가했다.

65세 이상 환자가 장기간 복용하면 인지장애, 낙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 최면진정제인 벤조디아제핀계의 장기간 처방률은 1000명당 10.1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33.9명)의 3분의 1 수준이 안됐다.

◇ 환자안전 관련 처방과 정신보건 = 2018년 의료서비스경험조사를 토대로 외래 진료 환자의 진료 경험을 측정한 결과를 살펴보면 의사의 진료시간이 충분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0.8%였다.

또한 의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진료·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82.9%, 82.4%로 조사됐다.

조현병 환자 초과사망비는 4.42,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는 4.21로, OECD 회원국의 평균(각각 4, 2.9)보다 높았다.

주요 ‘보건의료의 질’ OECD 비교/제공= 보건복지부

홍성익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