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털업체인 야후재팬이 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의 경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야후 재팬의 대주주는 40%의 지분을 보유한 소프트뱅크다. 사진은 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오른쪽)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이 손을 잡았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야후재팬 운영사 Z홀딩스와 경영통합에 관한 공동 이해를 바탕으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경영통합이 진행되면 라인과 Z홀딩스의 모회사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주식회사가 50:50으로 조인트벤처(JV, Joint Venture)를 만들어 Z홀딩스의 공동 최대 주주가 된다. 합작법인 설립 결정에 대한 관련 내용은 일본에서 공시됐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 주식의 70% 이상을 갖고 있고, 소프트 뱅크는 Z홀딩스의 대주주로 주식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 주식 전부를 취득하기 위해 공개 매수에 나선다. 공개매수에서 라인 주식을 전부 취득하지 못하면 주식병합을 이용해 라인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전부 보유하는 회사로 만든 후 상장 폐지할 예정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사이 라인의 지분 조정 이후 라인은 소프트뱅크 연결자회사가 되고, 라인이 수행하는 사업 전부는 Z홀딩스 아래로 이관된다. 라인운영회사(라인이 새로 설립하는 자회사) 주식 1주당 Z홀딩스 주식 11.75주의 비율로 Z홀딩스 주식이 교부된다.

네이버는 "라인은 핀테크 영역에서 긴밀한 연대를 구축해 캐시리스(cashless) 시대의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규 사업에 진출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시너지를 도모하고자, 야후재팬, 금융지주회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Z홀딩스와 경영통합(business integration)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경영통합이 핀테크 분야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기술을 통한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네이버 라인은 일본 내 '국민 메신저'로 이용자 8000만 명을 토대로 결제 서비스 등 사업을 진행해왔다. 일본 2위 검색엔진인 야후 재팬은 이용자 수 5000만 명의 검색 포털 서비스를 바탕으로 결제 서비스 등 사업을 확장해오고 있다. 이번 양사 결합으로 1억명 규모의 이용자 기반을 가진 플랫폼이 생기게 됐다.

Z홀딩스와 라인의 작년 매출은 각각 9천547억엔(약 10조2548억 원)과 2천71억엔(약 2조2245억 원)으로, 두 회사가 경영통합을 이루면 일본 인터넷 기업 중 라쿠텐(樂天)을 제치고 매출 1위에 오르게 된다.

특히 양사는 통합 이후 각사의 메신저, 포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 간편결제 등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AI 등 영역에서 일본과 동남아를 기반으로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약 체결이 마무리되면 합작법인은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 포털인 '야후재팬', 커머스 플랫폼인 '야후쇼핑'과 '조조', 금융서비스인 '재팬넷뱅크' 등을 산하에 두게 된다.

네이버는 "이번 경영통합으로로 시너지 창출을 통한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새로운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사는 이날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다음 달 중으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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