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울대병원 정창욱·김기원 교수팀, 발기 신경 모니터링 방법 세계 최초 확립
세계 최초 사람 대상, 제 1/2상 전향적 임상시험 통해 효과 확인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전립선암의 가장 흔한 치료법인 근치적전립선적출술 후 발기부전이 생기는 케이스가 매우 흔하다. 이는 전립선암 수술에 로봇이 사용되고 술기가 발전함에도 수십 년간 크게 개선되지 못한 합병증이다. 이는 발기에 관련된 신경(음경해면체신경)이 전립선을 감싸며 매우 가깝게 지나가기 때문에, 수술 중 발생하는 신경 손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정창욱 교수(좌), 재활의학과 김기원 교수(우)/제공= 서울대병원

음경해면체신경을 보존하는 다양한 수술 방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거나 측정되지 않아 그 동안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연구팀은 재활의학과를 비롯한 신경과·마취통증의학과와 함께 다학제 연구를 통해 음경해면체신경에 직접적인 전기 자극을 주고, 음경에서 음경해면체근전도를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수술 프로토콜을 세계 최초로 확립했다.

또한 로봇근치적전립선적출술에 적용한 세계최초의 사람 대상·제 1/2상·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해 해당 수술 기법이 환자에게 미치는 부작용이 없으며, 전립선 적출 전 음경해면체근전도 결과가 수술 전 환자의 발기력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1년간의 장기 추적 관찰을 통해 전립선 적출 후 음경해면체근전도 결과는 수술 후 발기력 회복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 임상적으로 매우 유용한 수술 중 신경 모니터링 방법임을 입증했다.

정창욱 비뇨의학과 교수는 “모든 환자에게 이 수술법을 적용해 신경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암의 진행 정도와 악성도 등을 고려해 수술 방법이 결정돼야 하고, 이 수술법을 통해 발기 부전을 줄인다는 것이지 모든 경우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러운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또 “이 연구는 정확히 발기 신경을 확인하는 기반 기술을 확립한 것으로, 향후 다양한 대규모 임상연구들이 진행돼 본격적인 활용 방법이 모색돼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기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수술 중 신경을 전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검사법은 최근 10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임상에서 중요성과 활용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의 수술 중 신경 감시 기술에서 평가하지 못하던 자율신경계를 직접 자극하고 기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큰 학문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우수성·독창성을 인정받아 비뇨의학 최고 권위 학술지이자 의학 전체 학술지 상위 0.1% 이내에 속하는 유럽 비뇨의학회지 최근 온라인판에 실렸다. 또한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와 재활의학과 김기원 교수는 해당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최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 BRIC) 주관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선정됐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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