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 부회장 선대회장 호암의 사업이념 강조해 눈길
CJ그룹 이재현 회장 등 CJ측도 별도 추도식 거행
호암 이병철 32주기 추도식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호암(湖巖)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그룹 경영외적 사태 등으로 지난 두 햇동안 호암 추모식에 참석을 못했으나 올해는 삼성 그룹 3세 핵심 경영인으로서 집안의 대사를 주재했다.

3년 만에 호암 추도식을 선영에서 치룬 이 부회장은 이날 참석한 그룹 사장단들에게 '선대회장(호암)의 사업보국 이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이)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는 게 주 요지였다. 이 부회장이 선대회장의 창업 및 사업이념을 강조한 대목에 주위에서는 적지않은 의미를 부여한다.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의 추도식 참석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해에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추모식 전주 주말에 미리 선영을 찾아 참배했고, 재작년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돼 참석할 수 없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참석했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은 쓰러진 2014년부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추도식에 앞서 범 삼성가인 CJ그룹에서는 오전 9시 경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딸 이경후 CJ ENM 상무가 먼저 찾아와 참배를 했다. 삼성과 CJ의 상속 분쟁이 불거진 7년 전부터 서로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삼성과 CJ그룹은 별도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등 계열사 사장단이 오후 선영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등이 자리를 뜬 이후에도 선영에 남아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가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 전 계열사의 사장단과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2010년 사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추도식에는 50여명의 계열사 사장단이 모습을 보였다. 김기남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추도식에 참석한 사장단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현재 녹록치 않은 대내외 환경에서도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 오찬 자리에서 "추도식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저희 가족을 대표해 점심 대접을 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며 "또한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 선대 회장의 창업 이념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뜻을 담은 '사업보국'과 인재가 중용하다는 ‘인재제일’이 있다. 이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이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전한 뜻과 일치한다. 당시 이 부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다"라며 상생을 강조한 바 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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