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9' 현장. / 사진=정도영 기자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역대 최다 규모의 부스 참가, 역대 최다 관람객 동원" 

올 겨울에도 항도 부산은 한바탕 뜨거운 게임 대축제가 펼쳐졌다. 국제 규모의 게임 전시회 '지스타'는 지난해에 이어 몸집이 더욱 커졌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 또한 늘어났다. 게임은 문화이고 축제이고 비지니스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올해 지스타에는 36개국 691개사가 참여해 전년(2966개 부스) 대비 8.2% 증가한 3208개 부스가 꾸려졌다. 관람객은 개막일인 14일, 4만 2452명을 시작으로 15일 5만 216명, 16일 9만 234명,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6만1407명(17시 기준)으로 전체 24만 4309명(추정치)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3만 5133명 대비 약 3.9% 늘어났다. 

3박4일동안 지스타를 지켜본  입장에서 이번 게임축제의 외형만을 놓고 볼때 "굉장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국내를 넘어 세계의 게임산업 트랜드와 비즈현장,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도를 볼때 더욱 그렇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 '득(得)'도 많았지만, '실(失)'도 있다"라는 평가를 내릴수 밖에 없음을 토로한다. 

무엇보다도 지난 15년 동안 매년 게임 팬들에게 신작을 선보였던 '넥슨'의 부재는 겨우 게임(산업)의 맛을 알아가는 기자에게는 크게 아쉬웠다.  한 관람객은 "행사장은 너무나 큰데, 끌리는 게임은 왜 이렇게 없지"라며 게임 팬들의 구미를 확 당길 만한 게임이 적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넥슨의 빈 공간탓일까. 

물론, 넷마블과 펄어비스가 국내 게임사의 자존심을 지키며 다양한 신작을 공개했고, 시연과 이벤트 등이 행사 기간 내내 빽빽하게 진행됐다. 또한 엔젤게임즈, 그라비티 등 중소 게임사들의 선전도 빛났다. 그래도 게임마니아들은 뭔가 허전해 했다.

그러다보니 다소 시각차는 있겠지만 "이번 지스타는 중국 등 해외 게임사들 차지였다"는 말도 일부에서는 나온다.

'메인 스폰서' 슈퍼셀 부스에는 '브롤스타즈'가 전 연령대 인기에 힘입어 많은 이들이 오갔다. 그러나, 풍성한 신작 잔치가 아닌 기존 게임을 이용한 e스포츠 대회 등의 이벤트, 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예전의 지스타는 신작의 향연이 이어졌다. 이런 축제의 마당에서는 뭔가 볼게 많고 해볼게 많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작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국내 모 선발 게임사 대표의 조심스럽고 뼈있는 평가다. 

물론 그는 희망의 끈도 덧붙였다. "신작 개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쉽지만, 지스타 자체가 늘 같은 모습이 아니라 진화하기도 하고 퇴화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플레이, 패턴 등 환경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임 산업의 지형 변화로 인해 게임 전시회의 성격도 변화한다. '보는 게임'이 유행을 타 지금은 e스포츠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추세도 받아들인다. 그럼에도 글로벌 게임산업을 리딩하고(했고) 호령하는(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자발적 불참은 여러모로 크게 아쉽다는 것은 기자만의 판단은 아닐 것이다.

어떤식으로든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이들이 축제의 장으로 나설수 있게끔 필요한 조치와 지원를 했어야 한다는 뒤늦은 지적을 던져본다. 국내 게임 산업의 자존심과 자긍심, 자부심을 계속해서 지켜낼 수 있는 '지스타'가 내년에는 열리기를 바란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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