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 중개사, 보험 가입자 대변해 보험료 낮추고 커미션 챙겨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보험료로 약 350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항공사들은 1년마다 보험에 재가입한다. 한번 사고가 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1년 보험료도 수백억원에 달한다. 항공 보험에 중요한 인물이 바로 '보험 중개사'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보험료로 약 3000만달러, 한화로 약 350억원을 납부했다. 보통 보험은 1년 단위로 체결하는데 사고 발생시 한 보험사가 감당할 수 없는 보험금이 청구될 수 있어 평균 5~8개의 보험사가 공동으로 보험을 인수하고 보험사들은 재보험사를 끼고 위험을 분산시킨다. 재재보험사가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가입한 보험사로는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DB손해보험을 비롯, 몇 개의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포함돼 있다.

어떻게 구성할지는 보험 중개사가 도맡는다. 정부는 지난 1995년 11월 OECD보험위원회에서 보험중개사 제도의 국내수용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함에 따라 1997년 4월부터 보험 중개사 제도를 도입했다.

보험 중개사는 보험사를 위해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 또는 대리하는 설계사와 달리 '독립적으로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보험 모집인(조직)이다. 보험회사별로 상이한 보험상품의 담보내용 및 요율, 조건을 비교해 보험계약자에게 정확한 보험상품 정보를 전달하고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고 그에 부수하는 위험 관리 자문업무를 담당한다.

보험 중개사 업무를 보기 위해서는 보험 중개사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서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하면 합격증이 발급되고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면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현재는 보험개발원에서 시험을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으며 등록은 금융감독원장에 위탁돼 있다.

손해보험 중개사는 자동차보험, 특종보험, 보증보험, 개인연금 및 저축성 보험, 화재보험, 적하·운송보험, 선박보험, 항공보험, 우주보험, 재보험을 공부해야 한다. 매과목별 배점의 40% 이상을 득점하고 전과목 배점합계가 100분의 60 이상이 돼야 한다. 다만 미리 선발예정인원을 공고한 경우 전과목 총득점자에 의한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가 결정된다.

작년 12월 진행된 제24회 보험 중개사 시험 합격자는 149명으로 총 응시자 469명 중 31.8%가 통과했다.

보험 중개사는 '개인 보험 중개사'로 등록해 활동할 수 있으며 '법인 보험 중개사'로 업무를 볼 수 있다. 법인 보험 중개사는 임직원의 3분의 1 이상이 보험 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법인에 한해 인가를 내주고 있다.

항공 보험에 중개사가 중요한 이유는 기체 가격만 평균 2800억원(아시아나항공)에서 3300억원(대한항공)까지 그 금액이 크고, 과실 비중에 따라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보험금 청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고당 보상금액 한도는 양사 모두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험 중개사는 각 보험사마다 다른 보장 내용과 요율, 조건을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 각사별로 다른 상품이 있기 때문에 이를 조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보험사가 정해진 후에도 교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현대해상이 아시아나항공 보험료 중 100억원을 받았다고 하면 그중 30억원을 다른 보험사에 팔고 보험금 지급시 부담을 나눌 수 있는 방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대한항공보다 보험료가 3배 정도 비싼데 노후 항공기가 많고 최근 10년간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보유 항공기 87대 중 20대는 20년 이상된 기체다. 사고가 많을수록 보험료는 상승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보험 가입시 보험 중개사들은 보험사가 항공산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를 주로 본다"며 "보통 가입자 입장에서 대변해 보험료를 최대한 낮추고 커미션을 챙긴다"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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