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사태, 이후(下)] '제 2의 DLF', 재발 방지 위해선?
[DLF사태, 이후(下)] '제 2의 DLF', 재발 방지 위해선?
  • 김동호 기자
  • 승인 2019.11.20 14:04
  • 수정 2019-11-20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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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투자자 역량 강화, 교육 필요...은행도 고객수익 '최우선' 변화
정부가 DLF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내놨다./연합뉴스
정부가 DLF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내놨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작년 한해 국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무려 3781명이다. 일 평균 10.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부상자는 무려 32만명이 넘는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이 같은 교통사고 피해를 막기 위한 묘안은 없을까? 간단한 방법이 있다. 국내에서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면 된다. 현재 운행 중인 자동차 역시 모두 운행을 금지시키면 더 이상 교통사고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정부는 실제로 이 같은 결정을 종종 내린다. 지난 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위험한 금융상품 투자로 국민들이 큰 손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고위험 금융상품'을 지정하고, 은행에서 이런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키로 했다. 앞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겨준 해외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 펀드(DLF)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이 개선방안에 따르면 주식연계상품과 구조화상품, 신용연계상품 등 파생상품이 내재돼 가치평가방법 등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려운 상품은 은행에서 팔 수 없다. 또한 20~30% 이상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도 취급할 수 없으며,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 역시 금지된다.

이런 상품들은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으니 팔지 말라는 얘기다. 교통사고 피해를 막기 위해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현실적으로 교통사고를 완전히 제로(0)로 만들 수 없는 것처럼, 모든 투자자가 전혀 손해를 보지 않는 상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하기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통사고 발생을 감소시키는 일이 가능하듯, 투자자들의 손해 가능성을 줄이는 일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먼저 투자자들의 역량을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통사고를 내지 않는 운전자가 되기 위해서 교통법규와 차량에 대해 공부하고, 또 연습을 통해 운전실력을 키워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DLF 사태의 경우에도 대다수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상품이 어떤 상품인지에 대해 잘 몰랐다. 해외 국채 금리와 연계된 DLF가 어떻게 수익이 나는지, 혹은 손해가 날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한 이들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DLF 투자로 손해가 나자 은행들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며 원금보장, 손실보전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점 방문 고객 중 항상 본인이 직접 투자상품을 골라오셔서 가입을 상담하시는 분이 계시다"면서 "이미 해당 상품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방문하시기 때문에 상담을 하다보면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상품에 투자를 하다보면 고객에게 수익이 날때도 있지만, 손해를 볼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고객 스스로 선택해 가입한 상품이기에 한번도 손해에 대해 뭐라고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 금융투자업계는 합리적 투자문화 조성과 투자자 보호, 투자자 역량강화 등을 위해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이하 투교협)라는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7개 기관이 공동으로 설립한 투자교육 기관이다.

투교협에선 생애 자산관리를 지원하는 수요자 맞춤형 디지털 투자교육은 물론 자산관리와 투자전략 수립, 여성과 금융취약계층 등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적, 공간적 한계로 인해 금융 투자자에 대한 교육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DLF 사태와 같은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하는 일을 막기 위해선 은행 고객을 비롯한 소극적인 금융 투자자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상품 판매자인 은행의 변화도 필수적이다. 고위험 상품인 DLF를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하며 판매한 은행들 역시 문제가 크다. 그간 은행들은 상품판매에 따른 비이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KEB하나은행과 함께 대부분의 DLF를 판매한 우리은행은 그간의 판매행태를 반성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첫번째로 직원들에 대한 성과평가제도(KPI)를 대폭 개선했다. DLF 사태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 비이자수익에 대한 평가 배점을 과감히 삭제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18일 외형성장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고객 중심으로 KPI를 전면 개편하는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특히 은행의 이익 위주가 아닌 고객의 이익에 중점을 두고, 단기성과보다는 중장기 위주 성과평가에 나서기로 했다.

손 회장은 직접 고객을 대하는 은행인 만큼 더 높은 기준으로 고객자산관리에 나서야 함을 강조하며, DLF 피해고객에 대한 신속한 배상을 위한 철저한 준비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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