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 중국 시장 공략 총력전...22일 갤폴드 6차판매
화웨이이도 당일 '메이트X'3차판매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 경쟁력 우위
갤럭시 폴드 5G 제품 이미지, 중국내 정식 명칭은 W20 5G /사진=삼성닷컴 중국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자존심 대결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중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에서는 삼성전자가 현저히 밀리지만 신규 폼팩터인 폴더블폰을 두고는 양사의 최신 기술력이 접목된 만큼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치루고 있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갤럭시 폴드’ 6차 판매에 나선다. 같은 날 화웨이 역시 오전 10시 8분에 ‘메이트X’의 3차 판매를 시작하며 맞대결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8일 중국시장에서 첫선을 보인 갤럭시 폴드는 1차 판매에서 3분만에 매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에 못미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매진 소식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중국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펼치기도 했지만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건과 더불어 사드 사태 등이 겹치면서 중국내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현재의 점유율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갤럭시 폴드로 삼성전자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여타 제품으로도 점유율을 회복하기 어려웠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의 최신 기술력이 접목된 폴더블폰에는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5차례나 진행된 갤럭시 폴드 판매에서 모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면서 중국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당시 경쟁 제품이 없었다는 점도 주요했지만 지난 15일 화웨이의 메이트X가 출시된 이후에도 여전히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양사는 한정판매에 있어서 날짜를 다르게 잡아 서로 판매일이 겹치지 않아 직접적인 경쟁 구도는 피해왔지만 이번에는 같은날 비슷한 시간에 판매에 나선 만큼 누가 더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이들은 한정판매에 있어 몇만대를 출고했지 물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적은 수량으로 빠른 판매에 집중할지 판매량을 늘려 실리를 취할지는 알 수가 없다. 대략적으로 삼성전자가 한정판매 때 2만대 가량을 푼 것으로 알려져 화웨이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제품을 풀 것으로 예상되는 정도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맞대결에 있어서 각자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가 있다. 먼저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이미 글로벌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면서 제품 품질면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의 경우 메이트X 출시 전부터 영하 5도 아래에선 디스플레이를 펼치지 말라는 안내문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지만 정작 출시 당일에는 1초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제품 기술력은 부족한데, 중국내 소비자들이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애국 소비’에 기대어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경쟁에 나선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X는 출고가는 각각 1만5999위안과 1만6999위안으로 가격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디스플레이를 접는 방식에 따라 인폴더와 아웃폴더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 갤럭시 폴드는 중국시장 내에서 롱텀에볼루션(4G·LTE) 방식을 지원하고 메이트X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화웨이 메이트X 제품 이미지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글로벌 경쟁까지는 이어지지 못할 전망

중국시장에서 이렇게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글로벌 경쟁까지는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의 적용을 90일간 다시 유예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진출이 더욱 어렵게 됐다. 미국은 보안 문제를 이유로 구글과 같은 자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별도 승인을 받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에 구글은 화웨이에 대한 오픈소스 라이선스 제품을 제외한 소프트웨어 이전, 기술 서비스 지원 제공을 중단한 바 있다. 때문에 화웨이의 메이트X는 구글의 정식 계약 버전이 아닌 오픈소스 버전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사용하고 있다.

유럽이나 북미 시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이외에는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OS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유튜브나 구글맵, 지메일Gmail) 등 구글이 제공하는 기본적인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지 못하면 실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도 메이트X를 자국 내에서 출시한다는 발표 외에는 현재 다른 나라에서의 출시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9월 5일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인 이후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싱가포르, 스페인, 인도 등 24개국에 출시해 판매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를 풀지 않는 이상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X의 대결은 당분간 중국시장 내에서만 펼쳐지게 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중국에서도 최근 5G 버전의 갤럭시 폴드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내 출시될 갤럭시 폴드 5G의 정식명칭은 W20 5G로 차이나텔레콤이 출시하는 지도층과 부유층을 겨냥한 ‘심계천하(心系天下·뜻 높은 사람이 세상을 걱정한다)’ 시리즈에 이 제품을 편입시켜 2만위안(332만원) 대의 고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 결정은 차이나텔레콤에서 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얼마에 출시될지는 모른다”면서 “심계천하라는 브랜드 네이밍은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에서 갤럭시 폴드 4G만 출시하던 삼성전자가 5G 버전을 빠르게 내놓게 된데는 메이트X가 5G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중국내 확대되고 있는 5G 시장에서도 성장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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