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과 제주 선수들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탄천=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폭염주의보가 확대된 무더운 여름 팬들이 원하던 시원한 골은 터지지 않았다. 상승세의 성남FC와 한 달 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제주 유나이티드가 체력적인 부담 속에 득점 없이 비겼다.

성남과 제주는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1라운드 맞대결에서 전후반 90분 내내 지루한 공방전을 거듭하다 0-0으로 비겼다.

승점 1(9승 6무 6패 승점 33)을 추가한 성남은 리그 기준 최근 5경기 첫 무승부(3승 1무 1패)를 거두며 내심 목표로 하던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4위 상주 상무가 수원 삼성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린 데 만족했다. 성남은 여름철 얇은 선수층으로 인한 체력적 한계는 물론 공격포인트 19개(13골 6도움)을 올리고 있는 티아고의 부상 공백과 주전 골키퍼 김동준의 올림픽대표팀 차출, 윤영선 입대 등 공수 공백이 생겨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경기 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경기였다”며 “그래도 홈에서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많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 역시 아쉬운 한판이었다. 리그 6경기에서 승리 없이 2무 4패의 하락세를 끊지 못했다. 제주는 큰 부상을 입은 주전이 없지만 육지를 오가는 힘든 일정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 대전 시티즌에서 긴급 수혈한 완델손을 전방에 세우고 부상에서 돌아온 오반석이 중앙 수비를 책임졌음에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6월 29일 수원FC전 0-0 무승부 이후 리그 4경기 1무 3패다. 경기 후 조성환 제주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을 계속 가동하면서 점점 좋아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도 이날 탄천종합운동장에는 5,000여명의 관중들이 모여 한여름 밤의 열띤 응원을 쏟아냈다. 초반 페이스는 제주가 이끌었다. 공격에 비중을 둔 제주는 1~2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하지 못했고 성남은 날카로운 역습으로 선제골을 노렸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팀은 후반 들어서도 좀처럼 이렇다 할 활로를 뚫지 못했다. 중원에서 서로 패스가 끊고 끊기는 답답한 양상이 반복됐다. 성남은 후반 20분 결정적인 찬스를 얻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김두현이 오른쪽 측면 돌파 후 올린 낮고 빠른 크로스가 상대 수비를 비껴갔지만 공이 쇄도하던 공격수 발에 닿지 못했다. 제주는 후반 25분 조커 김호남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이마저도 무위로 돌아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1위 전북 현대와 2위 FC서울의 빅매치에서는 전북이 후반 14분과 39분 연 이어 터진 로페즈의 연속골을 앞세워 3-2로 승리하며 선두 독주 채비(승점 45)를 가속화했다. 서울은 황선홍(48) 감독 부임 후 첫 승의 기쁨도 잠시 리그 5경기 1승 1무 3패(승점 34)로 좋지 않다.

울산문수경기장에서는 케빈의 멀티 골(2골 이상)에 힘입은 인천 유나이티드가 갈 길 바쁜 울산을 3-1로 격침시켰다. 수원 삼성은 상주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2분 만에 터진 조나탄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수원FC는 후반 35분 나온 권용현의 골로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누르며 10경기 만에 귀중한 승리를 맛봤고 광주FC와 전남 드래곤즈는 득점 없이 비겼다.

탄천=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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