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업비 절감에 IFRS17 대비하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
생명보험사들이 내년 수익성 하락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각사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극심한 실적 악화 속에 위기를 맞고 있는 생명보험업계가 내년 수익성 하락 전망에 대책 수립에 나섰다.

2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 및 원수보험료는 52조원이다. 지난 2016년 119조원에서 2017년 113조원, 2018년 110조원으로 감소 추세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2조4000억원, 2017년 3조9000억원, 2018년 4조원으로 증가했지만 관계사 지분 처분, 부동산 자산 매각 등 일회성 실적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9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인한 이익이 컸기 때문이다. 생보사 빅3 중 한화생명은 순이익이 급감했다. 한화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비해 60% 감소한 1543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험업계에 대해 불안정한 대내외 경제·금융여건 속에 재무건전성 강화와 소비자 신뢰도 제고, 신수익원 확보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경기 둔화와 금리 하락 등 거시 경제와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가운데 재무건전성 강화 및 보험소비자 신뢰도 제고에 대한 선제적 대응, 디지털기술의 융합 등을 통한 신성장활로 및 수익원 모색 등이 요구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22년 1월 1일 시행될 IFRS17(신회계기준)에도 준비를 해야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받게 된다. IFRS17이 시행되면 과거 판매했던 7~9% 고금리 확정형 상품들에 대한 적립금이 크게 증가하고 보험사 건전성 평가 지표인 RBC(지급여력) 비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신한생명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지난 9월 IFRS17에 적용되는 결산시스템을 오픈했다. 기존 산출방식과 IFRS17에 적용되는 산출방식을 병행한 결산시스템으로 ▲신회계기준 대응 및 업무효율성 향상 ▲재무정보의 대내외적 신뢰성 향상 ▲IFRS17 결산 수행 적시성 및 정합성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다.

IFRS17 도입에 맞춰 RBC도 바뀐다. 기존 RBC 대신 적용되는 K-ICS(신지급여력제도)는 보험사의 자산 및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리스크와 재무건전성을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기준이다.

삼성생명은 내년 당기순이익 목표를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의 약 70% 정도인 7000억원으로 하향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맞춰 사업비, 임원경비, 사내·외 행사비를 줄이는 비용절감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실질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 각종 외부 아웃소싱 계약단가 등에 대한 비용을 축소해 올해 1500억원 가량을 아꼈으며 내년에도 1000억원을 세이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3분기 전년 동기(5708억원) 대비 21% 증가한 6893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교보생명은 자산 운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 회수기간)을 늘리기 위해 단기채를 매각하고 장기채를 갈아타면서 채권매각익이 발생했다. 환파생상품 투자에서도 이익을 얻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전년 3분기 3.96%보다 개선된 4.03%를 기록하는 등 내년에도 '맑음'을 유지할 전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2020년 경영과제로 우선 영업행위 관련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 고객의 마음을 돌려 신계약률 하락 및 계약해지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손해율 및 사업비 개선을 위한 자구적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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