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번째 저가항공사 아닌 국내유일 관광융합항공사로 출범
사진=플라이강원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양양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이 본격 비행을 시작했다. 항공업계 최초의 관광융합항공사(TCC)라는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워 그간 ‘유령공항’으로 불리던 양양공항의 활성화와 ‘강원도 관광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지만 항공업계 전반에 들이닥친 부진과 LCC경쟁 심화 등 과제가 산적해 본궤도 위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뚜기 도전으로 ‘첫 비행’...“강원도 관광 클러스터 조성에 앞장”

플라이강원은 지난 22일 첫 운항에 들어갔다. 플라이강원은 이날 오전 7시 10분 165명이 탑승한 양양발 제주행 운항을 시작으로 국내선에 취항했다. 양양-제주 노선은 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채 1시간이 되지 않아 좌석이 모두 팔리며 성공적인 신호탄을 쐈다.

플라이강원은 앞으로 양양∼제주 노선을 오전과 오후 각 1회씩, 하루 2회 왕복 운항할 계획이다. 내달 중에는 항공기 1대를 더 투입해 양양∼대만 타이베이 노선을 취항한다.

플라이강원은 이어 2020년까지 항공기 7대, 2021년까지 9대, 2022년까지 10대로 늘려 국제선 28개, 국내선 3개 등 국내외 31개 도시에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플라이강원의 비행은 오랜 도전의 결과물이다. 플라이강원은 2016년 4월 12일 ‘플라이양양’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이듬해 12월 6일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으나 재무적 위험, 소비자 편익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국토부 지적사항을 보완해 두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이 역시도 반려, 다음해 4월 지금의 이름인 플라이강원으로 개명까지 하며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3월 마침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지난달엔 국내·국제 항공운송사업을 위한 운항 증명(AOC)을 발급받았다.

플라이강원의 승부수는 '관광 융합 항공운송사업'(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이다.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을 타깃으로 ‘인바운드(In-bound)’에 집중해 외국인의 한국 관광 수요 유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02년 개항 이후 장기간 침체 상태였던 양양국제공항의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 고용 창출까지 기대되고 있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TCC 사업모델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원석 대표는 지난 8월 취항 전 송객 계약 체결을 위한 사업설명회에서 "플라이강원은 7번째 LCC(Low Cost Carrier)가 아니고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라며 "관광과 항공운송사업을 결합해 국내 인바운드 관광수요에 집중하는 첫 번째 항공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플라이강원은 사내 여행사업부인 컨버전스팀을 신설해 직접 영업을 통한 인바운드 모객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아닌 외국인의 한국 관광 수요 유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자에 공급과잉까지 안개 꽉 항공업계

하지만 플라이강원은 비행 초기부터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태다. 일본 여객 수요 부진, 원화값 약세 등 항공업계가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는 적자 전환을 면치 못했다. 일본여행 보이콧으로 알짜수익 노선으로 불리던 일본노선이 얼어붙었고 이에 항공사들은 동남아 노선 등 다변화를 꾀했지만 이마저도 공급과잉으로 쉽지 않은 상태다. 4분기 역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LCC 업계는 신규 항공사의 진입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현재 국내 LCC 항공사는 플라이강원을 포함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모두 7곳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의 비행도 예정돼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플라이강원이 기존 LCC 항공사들과 차별화를 내세워 첫 비행을 시작했지만, 항공업계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난항이 예상된다”며 “이스타항공의 경우 비상경영 상태고 항공사들이 구조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며 ‘적자와의 전쟁’에 나선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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