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성에서 열린 '2019 난징포럼'에서 개막연설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 제공=SK그룹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기술은 근심과 걱정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인류를 위해 사용하려면 AI의 ‘사회적 가치’가 얼마인지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서 ‘AI 시대,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열린 난징포럼에 참석해 이처럼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난징포럼 개막연설에서 “머신러닝과 AI 등의 기술은 인류 삶에 지대한 영향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근심과 걱정을 불러오기도 한다”면서 “이 같은 기술이 인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AI의 사회적 가치가 얼마인지 양적·질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회장은 SK그룹이 그룹 실적을 화폐 단위로 측정하기 위해 만든 DBL(Double Bottom Line)을 예로 들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은 고용, 납세, 탄소배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보조금, 기부금 등 직·간접적인 경제활동과 함께 사회 기여 활동을 함께 측정한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상하이포럼에서 SK그룹의 2018년도 DBL 측정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면서 중국에서도 중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와 사회적 가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 국영기업 등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장쑤성과 협력해 거둔 사회적 가치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작년 SK그룹이 장쑤성에서 거둔 DBL을 측정한 결과 환경 분야에서 8천만달러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는 1억5천200만달러에 달하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냈다"며 "2023년에는 환경 분야의 사회적 가치를 마이너스에서 제로(0)로 만들고 10년 뒤에는 20억달러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장쑤성에서 열린 '2019 난징포럼'에서 개막연설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 제공=SK그룹

최 회장은 SK그룹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첨단소재 등 분야에서도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은 AI 및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해 수십 여개의 경제적·사회적 가치 요인들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바스(BaaS·배터리를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전략)의 일환으로 전기차 배터리 소비 빅데이터를 분석해 배터리 수명 연장과 잔존가치 유지, 재처리 및 리사이클링 사업 등으로 환경오염을 줄이고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과학기술의 변화 속도 역시 도전받고 있다"며 "최첨단 기술 혁신의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 기술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난징포럼은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육성 뜻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과 난징대학이 매년 공동주최하는 사회·자연과학 분야 학술포럼이다.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이번 포럼에 참석했다.

SK그룹은 난징대와 이번 포럼 기간 최 회장이 강조한 AI 등 전문기술인력 육성을 위해 AI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할 '지능형 솔루션 창신센터'를 설립하기로 하고 협약식을 했다. 최 회장과 SK 경영진은 러우친젠(婁勤儉) 장쑤성 당서기 등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사업협력도 모색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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