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지소미아 연장 소식에 25일 국내 증시가 상승 출발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한일 양국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조건부 연장됨에 따라 국내 증시가 안도랠리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는 지난 주말 지소미아 종료 직전 조건부 연장에 합의했다.

조건부 연장인 만큼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일단 시장에선 양국의 결정을 반기는 모습이다.

25일 국내 증시는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오전 9시 3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0.49포인트, 0.97% 오른 2122.45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8.85포인트, 1.40% 오른 642.7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가 1.5% 이상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우선주도 1.5% 전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신한지주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대부분이 올랐다.

반면 현대차가 보합권, 현대모비스가 0.4% 가량 하락하면 증시 반등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지소미아의 연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은 피했다"며 "한일 외교마찰이 보복성 수출 규제로 이어지고 경제 전반에 악영
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우리 정부가 이번 결정은 어디까지나 조건부 연장이며 일본이 수출 규제를 철회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가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면서 "(일본과의) 갈등이 봉합됐다기보단 일시적으로 유보됐다고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정부가 그간 중단됐던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또한 다음달 24일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는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수출관리 정책대화는 화이트리스트 복권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반도체 3개 소재 규제까지 논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지소미아 관련 논의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수출 규제 관련 대화 모드는 진행되겠지만, 지소미아 관련 결정 전후 한국 전체 수출 금액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지소미아가) 한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호재도 악재도 아닌 중립적 이슈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들은 한일 대립 이슈의 강도와는 별도로 이미 국산화, 다변화를 중장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소미아와 별개로) 국산화 관련 이슈의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소미아 종료 기대로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방산주와 일본제품 불매운동 관련주, 일본 수출규제 관련주 주가는 이날 약세를 보였다.

빅텍(-8%)과 스페코(-4%), 퍼스텍(-3%), 휴니드(-3%) 등이 주가가 빠졌으며, 모나미(-9%)와 남영비비안(-6%), 하이트진로(-2%) 등도 주가가 하락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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