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마트·현대백화점 잇따른 인사 칼바람…롯데는 ‘신중 모드’
롯데, 변화와 안정 두갈래 인사정책 장단점 저울질..내달 중순께 인사 단행
현대백화점이 25일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현대백화점 제공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 경영진 교체를 발표하면서 유통업계의 인적쇄신 바람이 의외로 거세게 불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경영진을 전격 교체한 것은 대형 유통업계에서 이마트에 이어 두번째로 주 흐름은 일단은 크고 작고간에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와 '혁신'이다.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이 최고경영자(CEO) 교체라는 강수를 두자 업계에서는 당장 유통업계 강자인 롯데그룹의 연말 정기 인사 방향 및 폭 등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롯데의 인사정책이 경쟁사인 이마트나 현대백화점과 결이 어떻게 다른지, 같은지를 주시중이다. 

롯데측은 이와관련 최근 이커머스 쿠팡의 막대한 적자 실적을 하나의 변수로 생각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정 분할 운영의 황금비율을 찾고 있고 이에따라 인사정책도 펼쳐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작정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게 최선책은 아니라는 판단도 그룹 내부에서는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왼쪽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윤기철 리바트 사장, 김민덕 한섬 사장 내정자./현대백화점그룹 제공

25일 현대백화점그룹은 다음 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동호 부회장 겸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와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후임자는 김형종(59)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주 전 직원에게 이러한 내용을 전달했고 박 사장은 최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사에서 직원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월 먼저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갑수 전 이마트 대표와 함께 6년 동안 유통업계에서 잔뼈 굵은 장수 CEO로 자리를 지켜왔다. 박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그룹에서 분리한 후 현대백화점에서만 직장생활을 이어온 ‘정통순혈파’였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오프라인 업황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이들의 자리를 흔들었다. 올해 3분기까지 현대백화점이 기록한 누적 영업이익은 18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6% 급감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강희석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인적쇄신을 단행했다./이마트 제공

이마트도 지난 2분기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적자가 났고, 3분기에도 116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실적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베테랑 경영인 이 전 대표를 뒤로 하고 강희석 대표를 영입했다. 강 대표는 2005년부터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소비재·유통 부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업계에선 글로벌 유통 흐름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공통점을 보다 젊은 연령대의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물러난 이동호 부회장은 올해 만 63세, 새 역할을 맡은 김형종 대표는 이보다 4살 어린 59세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역시 1968년생으로 이갑수 전임 대표보다 12살 어리다.

이는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구성돼 있던 유통사업을 개편하고 쿠팡, 티몬 등 온라인 유통에 대항해 보다 젊은 감각으로 트렌드를 선도겠다는 의도로 업계 안팎에서는 풀이한다.

롯데백화점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유통사들도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변수를 진단하면서 내달 중순께 일련의 인적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롯데홈쇼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계열사 실적이 부진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인기몰이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며 실적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에 따라 이원준 유통BU장이나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등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손 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거론되나 '쿠팡 변수'나 '롯데의 안정속 변화' 문화를 고려할때 아직은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랜드그룹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매장의 실적부진이 연말인사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부진에 이랜드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는 온라인으로의 노선 전환만이 정답은 아니기에 인적쇄신은 지켜볼 문제라는 입장이 점차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쿠팡 등 이커머스업계도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시적일수는 있겠으나 일단 눈에 드러난 부진한 사업모델을 성급하게 따라가기보다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을 살려 온라인과 결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미래시장 흐름, 주도권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어디서 쥐게 되느냐에 따라 그 비중을 판단해서 각 유통 그룹의 인사정책도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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