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빛나는 스포트라이트와 많은 대중의 시선을 받는 스타들의 이면에는 차마 이야기하지 못 한 고민과 고통이 있다. 최근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 여러 정신적 질환을 호소하는 스타들이 늘은 것은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있는 이들의 고민과 고통을 느끼게 한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듯 익명성 뒤에 숨은 악플러들의 근거없는 비난은 많은 스타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는 스타들을 둘러싼 악플과 루머의 기원을 추적함으로써 소문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한 부분에 대해선 대신 오해를 풀어주기 위한 엔터테라피스트 코너를 마련했다. 비판이 아닌 비난과 악플이 모두 사라지고 스타들이 평범한 행복을 되찾는 그날까지 엔터테라피스트는 이어진다. <편집자 주>
 
남편 안재현과 이혼 소송으로 또 한 번 대중의 입방아에 오른 스타가 있다. 2002년 CF로 데뷔해 데뷔 18년차를 맞은 배우 구혜선. '전국 4대 얼짱'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누렸던 고교 시절부터 데뷔 이후 배우로, 감독으로, 작가로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까지 구혜선은 꾸준히 악플과 마주했던 스타다. 악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 된 구혜선. 그 악플의 시작을 전편에 이어 찾아보았다.

■ 구혜선의 문제성 발언… 거짓보다 표현의 문제

지난 1편에서 구혜선의 허언증 리스트라 알려진 목록에는 상당수 거짓 정보가 섞여 있음이 나타났지만, 그럼에도 구혜선이 마냥 억울한 입장인 것은 아니다. 내용 자체의 진위를 떠나 표현이 애매하고 심지어 잘못돼서 오해를 산 측면은 분명히 있다.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악플러들의 먹이가 돼 더 큰 허위사실을 생성하는 과정이 반복됐던 것이다.

구혜선의 허언증 논란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게 예고 입시 부분이다. 월간 페이퍼와 인터뷰에서 구혜선은 "미술로 예고 진학을 하려고 했는데 떨어졌다. 내가 어렸을 때는 착하고 당돌했다. 지원했던 예고 교무실에 찾아가서 왜 떨어졌는지 알고 싶다고 따졌다. 제출한 작품이 두 점이었는데 인물화는 에이플러스, 유화는 에이마이너스였다. 그런데 학교가 사립이다 보니까 집안의 재정적인 면을 많이 보더라. 또 학교가 서울이었는데 우리 집이 인천 쪽이라 통학하는데 불편하지 않을까 해서 불합격시켜줬나보다"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많은 누리꾼들이 의문을 가진 건 말리는 데만 최소한 며칠이 걸리는 유화를 어떻게 실기 시험시간 내에 그려서 제출하느냐는 것이었는데, 구혜선과 함께 실기시험을 본 사람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시에 자유화 시험이 있었으며, 다만 많은 학생들은 수채화를 냈다고 증언했다. 즉 예고에서 떨어진 이유에 대해 "사립이다 보니까 집안의 재정적인 면을 많이 보더라", "학교가 서울이었는데 우리 집이 인천 쪽이라 통학하는데 불편하지 않을까 해서 불합격시켜줬나보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구혜선의 억측이고 비판의 여지가 있는 발언이지만, 예고 시험에 유화를 제출했다는 것만으로 그를 '거짓말쟁이', '허언증'이라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또 다른 문제성 발언은 '서클렌즈'와 '우뇌 크기'다. '서클렌즈 논란'은 구혜선이 2008년 방송된 SBS '왕과 나' 촬영 당시 렌즈를 착용해서 불거졌다.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주연 배우가 서클렌즈를 껴 극 몰입에 방해가 된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구혜선은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서동요'를 할 때쯤 환절기 결막염으로 안과를 찾아갔다가 눈 검사를 받게 됐다. 그 당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는데 내가 남들보다 시야가 넓다고 하더라. 그래서 초점을 맞추거나 몰입을 하면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는 듯한 현상이 온다며 그에 따른 보완렌즈를 추천해 줬다. 교정은 불가하다고 들었다. 바쁜 촬영 일정으로 검사 시기가 늦춰지고 미뤄지는 사이에 꼈던 렌즈 때문에 아마도 조명 각도에 따라 눈동자가 심하게 커보이는 안좋은 현상이 생겨 많은 질책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이 때 글에 '보완'을 '보안'이라고 여러 차례 적어 누리꾼의 놀림감이 됐다. 이 글은 구혜선이 렌즈를 통해 눈동자가 사시처럼 되는 현상을 치료하고 있다는 내용처럼 퍼져 크게 논란이 됐는데, 쓴 글을 잘 읽어 보면 교정은 불가하고 사시처럼 보이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서클렌즈를 착용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시야각이란 눈으로 볼 수 있는 각도를 의미하는 것인데, 구혜선이 자신의 시야각이 평균보다 얼마나 넓다는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아 그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를 더 확인하긴 어렵다.

'우뇌 2배' 발언은 2009년 '꽃보다 남자' 종영 후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왔다. 당시 구혜선은 "일전에 검사를 하면서 뇌 사진을 찍었는데 우뇌가 좌뇌에 비해 거의 2배 정도 크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예술 쪽에 대해 관심이 더 많고 적성에도 더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좌뇌는 몸의 오른쪽을 관장하며 숫자, 언어 구사 능력, 기호의 이해 등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할 때 이용된다. 몸의 왼쪽을 맡고 있는 우뇌는 그림, 음악, 스포츠 등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분야를 담당한다. 뇌 연구를 지원하는 미국 대이나 재단의 '브레인 브리프'(뇌 설명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우 좌뇌가 우뇌보다 살짝 큰데, 이는 많은 이들이 오른손잡이인 것과 연관돼 있다. 물론 우뇌가 좌뇌보다 물리적으로 2배나 큰 건 있기 힘든 일로, 구혜선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바는 우뇌가 좌뇌보다 훨씬 많이 발달했다는 것이었던 것 같다. 여러 차례 표현의 문제로 구혜선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던 걸로 미뤄볼 때 '언어 영역'을 관장하는 좌뇌가 우뇌보다 덜 발달했다는 부분은 충분히 믿을만해 보인다.

구혜선에게 '허언증'이라는 딱지가 붙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면 대부분의 루머가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는 구혜선이 '꽃보다 남자'로 흥한 후 막 영화 감독, 음악가로서 활동 기지개를 켜던 시기다. 본래 배우들은 작품 하나가 크게 히트하면 연이어 여러 작품들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늘리는 게 보통인데, 구혜선의 경우 배우로서 정점에 있던 시기 오히려 다른 예술 활동에 열중하는 면을 보였다. 배우가 연기 외의 다른 예술 분야로 발을 넓히는 건 당시로선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고, 때문에 악의적인 글들을 지어내는 누리꾼들의 쉬운 타깃이 됐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구혜선의 악플에 대한 이야기는 27일 3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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