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왼쪽)과 한석규./OSEN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20년 만에 한 작품에서 재회했다. 각각 장영실과 세종대왕으로 분해 최강의 연기 시너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제작보고회가 27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민식, 한석규, 허진호 감독이 참석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석규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불리는 세종을 연기했고, 최민식이 천재 과학자 장영실을 연기했다.

무엇보다 최민식, 한석규가 ‘쉬리’ 이후 20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최민식은 “한석규를 엊그제 본 것 같다. 길다면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만나게 됐다. 한석규를 처음 봤을 때 ‘쉬리’ 이전, 학교 다닐 때로 돌아간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어 “신기하기도 하다. 한 눈 안 팔고 이 업계에서 뒹굴다보니 나이를 먹어 다시 한 작품을 하는구나 싶다. 그게 참 어떻게 보면 짠하기도 하고, 보람도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업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났다. 우리 일도 다 사람 만나는 일이라고 본다. 좋은 동료와 다시 작업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고 했다.

한석규 역시 최민식과 함께 대학을 다녔던 시절을 언급하며 우정을 강조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선, 후배 사이다. 한석규는 “벌써 30년이 됐다. 형님 본 것도 내가 83학번 때였다. 83학번이면 내가 만 19세가 안 됐을 때”라며 “형님과 나는 같은 꿈을, 연기라는 꿈을 20세 전후쯤에 해서 꿨다. 같은 연기관, 그것을 갖고 서로 기다리고 있었다. 한 작품 더 만나기를 그게 조금 오래 걸렸다. 근 시일 내에 또 같은 작품에서 뵙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최민식(왼쪽)과 허진호 감독, 한석규./OSEN

허진호 감독은 두 배우와의 작업에 만족했다. 허 감독은 “동시에 시나리오를 드리고, 두 분을 같이 만났다. 최민식, 한석규는 두 분이 오랫동안,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나도 한석규와 작업한지 꽤 오래됐다. 언제 작업 같이 하나, 꼭 같이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최민식은 장영실 역을 맡아 조선 최고의 천재 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장영실은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인 자격루를 최초로 만들어낸 인물로 세종대왕과 함께 조선의 과학 발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세종 24년 안여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으로 인해 곤장형을 받고 이후 어떤 역사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영화에서는 장영실이 세종대왕과 함께 이뤄낸 업적과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그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관계를 상상력을 동원해 그려낸다.

최민식은 “‘조선시대 과학기술을 발전시켰다’는 이들의 공 자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 업적을 이루기까지의 인간관계가 내 관심사였다”라며 “어느 책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전해 들은 바 없다. 근데 ‘세종의 욕창 고름을 장영실이 입으로 빨았다’는 글을 보고 놀랐다. 임금의 옥체에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지 않나. 그것을 마구 표현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라고 털어놨다.

또 영화 속 안여사건을 언급하며 “사건 자체는 역사적 팩트다. 우리는 팩트를 근거로 해 드라마를 만들었다. 실제 발생한 사건을 토대로 장영실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러냈다. 왜 문헌에 기록이 안 남게 됐고, 어디로 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 근거를 우리는 안여사건을 통해 창작해 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또 한번 세종을 연기하게 된 한석규는 “같은 캐릭터를 또 연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당연히 의미 있다”라며 “세종과 장영실은 파트너, 동반자, 천재라고 소개된다. 그들은 분명 천재가 맞다. 그래서 ‘천재가 뭔가’ 생각해 봤을 때 나는 엉뚱할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천재인 것 같다”라고 돌이켰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12월 개봉한다.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