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치매치료 패치제, 미 FDA 판매승인 획득
뇌전증 치료제, 신약승인
SK케미칼 SK디스커버리 주가 상한가 '기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신약개발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왔습니다. 글로벌 신약 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습니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룹시다"

지난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 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오랜 시간 미래 성장동력을 바이오 신약에서 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최 회장의 오랜 시간 지켜온 뚝심이 마침내 빛을 보았다.

 

SK케미칼, 피부에 부착하는 '치매치료 패치' 美 FDA 판매 허가 / 제공=SK케미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 부터 뇌전증 치료제 신약승인, 치매치료 패치의 판매승인 등 잇단 쾌거로 SK그룹은 물론 국내 바이오산업의  잠재력과 경쟁력이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기억할 만한'성과를 이뤘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 꿈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FDA 승인 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했고 한편으로는 20여년의 연구개발(R&D)에 대한 믿음을 결국 현실로 만들어서다.  이번 성과로 최 회장 승부수가 바이오 신약 산업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27일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한 치매 치료 패치 'SID710'(성분명 리바스티그민)이 FDA로부터 최종 판매 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치매치료 패치(PATCH)가 FDA 승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케미칼이 2010년 개발한 SID710은 복약 시간과 횟수를 기억하기 힘들거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치매 환자들을 위해 하루 한 번 피부에 부착해 약물이 지속해서 전달되도록 한 제품이다.

이번 FDA 승인에 앞서 2013년 유럽, 2016년 호주, 2018년 캐나다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고, 지금까지 총 19개 국가에 진출했다. 현재는 브라질, 사우디 등의 판매 허가를 위한 절차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원드론패치'라는 브랜드로 2014년부터 판매되고 있다.

치매치료 패치는 2007년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처음 개발에 성공했으나 피부를 통해 약물을 체내에 전달하는 핵심기술인 '경피전달체계'(TDS)의 높은 기술장벽 때문에 경쟁 제품 개발이 더뎠다.

SK케미칼은 199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관절염 치료 패치 '트라스트'의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 SID710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유럽 진출을 위한 2012년 EU생동성 시험 당시에는 첫 제네릭의약품(복제약)으로 인정받았다. 현재까지 유럽에서는 동일 성분·제형 제네릭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21일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승인을 받았다.

이후 서울 중구 서린동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엑스코프리'의 FDA 시판 허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엑스코프리'가 FDA 승인을 받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수많은 실패 속에 임상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서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01년 글로벌 신약 개발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뒤 끊임없는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최 회장은 2007년 신약 개발 조직을 SK㈜의 100% 자회사로 두며 연구와 투자를 이어왔다. 최 회장의 지원사격 속에서 SK바이오팜은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연구·개발 비용으로 약 5000억 원을 투자했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2020년 2분기 내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치매치료 패치의 판매승인 소식이 증시에 전해지면서 SK 그룹주는 주식시장 매수세의 눈길을 단숨에 잡았다. 

SK케미칼은 전일대비 거래량이 7배정도 많은 139만여주가 거래되면서 상한가(1만6900원 상승)를 기록, 7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케미칼 우선주도 상한가를 형성했다. SK케미칼의 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 보통주와 우선주도 가격제한폭까지 폭등했다. SK바이오랜드가 8.7%정도 상승했고 SK네트웍스,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등이 강보합세를 보였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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