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손보·현대해상,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검증 의뢰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초 자동차 보험료 인상 준비에 나섰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인상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2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 25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 보험료 인상폭 결정을 위한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현대해상은 27일 보험개발원에 검증을 요청했다.

요율 검증과 이를 보험료 인상에 적용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내년 1월이 될 전망이다. 내년 초에는 실손보험료 요율 개편이 예정돼 있어 소비자에게는 이중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보업계는 올해에만 두차례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가 1월 16일 보험료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KB손보 19일, 한화손해보험 20일, 삼성화재 31일 각각 보험료를 올렸다. 인상률은 삼성화재가 2.7%로 가장 적었고, DB손보는 3.5%로 제일 컸다.

이들 보험사는 지난 6월에도 자동차 보험료를 올렸는데 이때는 1.0%(DB손보)에서 1.6%(KB손보)로 1월보다는 인상폭이 작았다.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6% 감소한 5859억원, 현대해상은 33.9% 쪼그라든 2362억원을 기록했다.

DB손보, KB손보는 각각 3287억원, 2339억원으로 27.2%, 10.3% 하락했다. 롯데손보는 5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한화손보는 14억원 순이익에 불과했다. 손보사 중 메리츠화재만 작년 대비 3.8% 증가한 2127억원으로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이에 손보업계는 올해 세 번째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자동차 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며 올해 영업수지 적자가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보험료 인상 카드를 만졌지만, 금융당국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눈초리를 의식해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9월 10개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적정 손해율 77~78%를 넘어 평균 100.5%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엄습했다.

또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적정 정비요금을 19.5% 인상하고 노동자 정년이 만 65세로 연장되면서 자동차 공업사 '정비수가'가 크게 올랐다.

손해를 메우기 위해 자산운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손보업계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국고채와 채권 투자 수익이 떨어지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2022년 도입될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과 K-ICS(신 지급여력제도)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늘려야되는 상황이라 자본확충이 어려운 손보사는 경영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원래 올해 세 번째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두고 업계의 고심이 깊었다"며 "그러나 1년에 세 번 인상은 무리라고 판단해 극심한 손해율에도 불구하고 내년으로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KB손보와 현대해상 외에 다른 보험사들도 보험료 인상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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