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생산량 1.3만대 중 5천대가 미국 수출물량... 가성비 높아 대기고객 많아

 

팰리세이드/사진=현대자동차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지난 7월 팰리세이드 계약한 A 씨. 계약 당시 영업사원이 증산하면서 매수가 풀려 소문처럼 오랜 대기는 없을 것이라 했다. 정확한 출고 시기 언급 없이 내년 설 전엔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주 영업사원으로부터 5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연락을 받아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3명의 자녀를 둔 B 씨. 온 가족이 함께 이동하거나 여행이라도 가려면 항상 차가 비좁았다. 팰리세이드가 가성비 좋은 것은 물론 넓은실내 공간으로 패밀리 SUV로 딱 맞았다. 오랜 대기에도 기다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B씨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를 받기 위한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12월 출시 후 가격 대비 높은 상품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받으며 계약주문이 폭주했다. 

현대차 노사는 밀려드는 주문에 기존 월 6000대 생산에서 올 4월부터 8600대로 늘렸다. 울산 4공장 증산에 이어 지난 9월부터는 울산 2공장에서 공동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라인을 늘리면서 월 1만3000대 생산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6월부터 시작된 미국 시장 판매로 7월부터는 생산량의 4000~5000대가량 배 타고 해외로 넘어가면서 국내수요에 공급이 역부족인 상태다.

다음 달이면 팰리세이드가 세상에 나온 지 1년이 된다. 1년이나 지났지만, 팰리세이드를 갖기 위해서는 3만5000번째의 번호표를 뽑고 8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 1만3000대가 생산되고 있지만 최대 5000대가 미국시장으로 수출되면서 국내에는 8000여대만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공급물량이 더 확대가 되지 않는 이상 공급부족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팰리세이드 인기 비결은 

지난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가 자동차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The North American Car, Utility and Truck of the Year)' 최종 후보에 올랐다. 후보에 오른 것만 보아도 지금 팰리세이드가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팰리세이드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말하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팰리세이드는 ▲202마력 2200㏄ 디젤 모델 ▲295마력 3800㏄ 가솔린 모델 두 종류가 출시됐다. 가격은 ▲디젤 모델이 3622만 원부터 ▲가솔린 모델은 3475만 원부터 시작한다. 

팰리세이드와 동급으로 언급되는 ▲기아차 2020년형 모하비 더 마스터 5253만 원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8600만 원 ▲포드 익스플로러 5710만 원 ▲혼다 파일럿 5490~5950만 원이다.

몇 안 되는 차종으로 경쟁하고 있던 국내 대형 SUV 시장에 가격경쟁력을 가진 팰리세이드가 등장해 새로운 판을 연 것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구매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7명이 40~50대로 나왔다. 이들은 ▲3열까지의 넉넉한 실내공간 ▲뒷좌석 승객 알림 등 안전 편의사양 등에 큰 만족도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세이드 외관 전면부에는 입체감을 강조한 메시 타입 대형 캐스케이딩 그릴이 자리 잡았다. 분리형 헤드램프와 수직으로 연결된 주간주행등(DRL), 세로 형태의 리어 램프는 폭포수를 연상시킨다. 측면부는 근육질 카리스마를 내뿜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 굵직한 볼륨을 강조한 휠아치 등으로 강렬함을 표현했다.

실내 공간은 미니밴 수준으로 넉넉하다. 2열 시트 후방 트렁크 화물 적재용량은 1297ℓ로 동급 최대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SUV 팰리세이드의 인기가 뜨겁다. / 제공=현대차

올해 넘어가면 개별소비세 3.5%에서 5%로 

대기가 있어도 올해 차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던 소비자들은 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2019년 말 개별소비세 혜택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개별소비세 혜택이 종료되고 출고되는 차들은 기존 3.5%에서 5%의 세금이 적용된다.

정부는 자동차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8년부터 개별소비세 1.5%를 지원해 왔다. 지원 종료 시점은 2019년 12월 31일이다. 

현실적으로 개별소비세 연장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 팰리세이드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소비자들 마음이 급해졌다. 출고가 늦어지는 것에도 속상하지만 이로 더 비싼 세금까지 내고 차를 받게 된 것이다. 

개별소비세 적용기준은 자동차 출고 시점으로 적용된다. 팰리세이드 2.2 디젤 최상위 트림 가격은 4177만 원이다. 올해 출고되는 경우 개별소비세로 약 146만 원을 내지만, 2020년부터는 약 208만 원을 납부해야한다. 약 62만 원 비싼 금액이다.

지금 신청하면 언제 받을 수 있나요?

28일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를 지금 신청하시면 6~7개월 정도 대기해야 한다"며 "지난 5월에 계약하신 고객이 12월 출고가 잡혔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대기로 지쳐서 팰리세이드를 취소하고 더 뉴 그랜저나 카니발로 변경하신 고객분들도 많다" "하지만, 여전히 팰리세이드를 구매를 위한 문의와 계약은 꾸준하다" 고 말했다. 

출시 1년이 지나도 약 8개월 정도의 대기를 해야 귀한 팰리세이드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팰리세이드는 귀한 몸값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 판매물량이 나오더라도 금방 물량이 소진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팰리세이드의 인기를 예상 못 했던 것이 지금 이 상황을 만들었다" 며 "급하게 증산하면서 매수가 풀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대기가 길다. 현재 생산물량을 더 늘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증산해서 국내에 더 풀리고 있는 건 맞지만 신규 고객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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