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통신비 할인 쏠쏠한 ‘혜자카드’ 실종…제휴카드 발급 중단 잇따라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영향으로 통신사 제휴 카드의 혜택을 줄이고 있다. /픽사베이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카드사들이 인기를 끌었던 통신사 제휴 카드를 하나씩 줄여나가고 있다. 수수료 개편으로 인한 불똥이 애꿎은 소비자에게 튄 셈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다음달 1일부터 ‘롯데카드 텔로 SKT’ 발급을 중단한다. 신규·추가·교체·갱신 발급은 불가능하며 카드 회원의 분실·도난·훼손 등으로 인한 재발급만 가능하다.

롯데카드 텔로SKT는 대표적인 통신비 제휴 카드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높은 할인 혜택으로 20만 고객을 확보하는 등 많은 인기를 모았던 상품이었다. 특히 통신요금을 자동이체할 경우 최대 2만6000원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카드 최초 발급 후 2개월까지는 이용금액이 30만원 미만이어도 통신비를 1만6000원 할인해줬다. 게다가 해당카드로 SKT 매장에서 휴대폰 단말기 등 제품을 할부 구매할 경우 할부수수료율을 24개월에 5.5%, 36개월은 6.9%로 제공했다.

텔로 SKT가 업계 최고 수준의 할인 혜택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지만 롯데카드의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하자 유지가 어려운 적자 상품 정리에 나섰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특히 올해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를 유지하기 어렵게 돼 발급을 중단하게 됐다”며 “현재 (텔로 SKT 카드)리뉴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혜자카드’로 입소문을 탔던 상품들이 단종 되거나 혜택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은 비단 롯데카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카드업계는 올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다.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업황이 어려워지자 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사업비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통과에 난항을 겪자 업계 곳곳에서 성토가 터져 나오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사업을 진행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업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삼성카드는 지난달 31일부터 ‘T 삼성카드 2 V2’ ‘SKT 삼성카드 2 V2’ 등 주요 통신사 제휴카드 4종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해당 상품은 SKT 장기할부를 이용해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전월 실적에 따라 24개월간 통신요금을 할인해줬다.

대체상품으로 ‘T라이트 삼성카드’를 출시했지만 혜택은 이전에 비해 줄었다.

현대카드도 자동이체 시 36개월 동안 통신요금을 할인했던 ‘현대카드M 에디션2’를 발급 중단하고 24개월 간 할인해주는 ‘현대카드M 에디션3’를 내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비용절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카드의 실적 허들을 높이거나 카드혜택을 점차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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