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극단 웃어의 시그니처 연극 '가족입니다'가 최근 소외된 이웃을 위한 무료 공연을 진행하며 연말 뜻깊은 선행에 동참했다.

'가족입니다'는 어린 시절 엄마가 집을 나간 뒤 서로를 의지하며 지낸 기용과 진이 남매가 어느 날 엄마와 다시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작품이다. 기용-진이 남매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뒤까지의 서사를 따라가는 극이기 떄문에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배우들이 등장, 풍성한 연기적 볼거리를 만든다. 여기에 극단 웃어 특유의 아기자기한 소품과 세트 구성도 돋보인다.

엄마와 기용-진이 남매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와 이를 해결하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한 편 쯤은 있을 가족사의 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언뜻 어디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 정도로 나 자신, 혹은 주변에서 한 번쯤 들었던 이야기와 공감 코드들이 적절하게 녹아들어 있다. 과도하게 비극적이지 않은 서사라 온 가족이 즐기기에도 적절하다.

사실 평범한 사람들이 꾸는 꿈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 최고의 부자가 되고 큰 권력을 틀어쥐는 것보다는 가족, 친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평범한 삶이 이어지는 것. '가족입니다'는 평범하게, 또 사랑을 나누며 평온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때문에 관객들은 약 100분의 공연이 끝나고 나면 잊고 있던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들이 생각나 절로 코끝이 찡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올 초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예탁결제원 KSD나눔재단 메세나문화초청으로 선발돼 3일 간 공연된 '가족입니다'에는 안혜경 등 극단 웃어의 단원들이 함께했다.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 이 공연은 3일 내내 관객들로 공연장이 꽉 차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진=극단 웃어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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