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디지털전환의 핵심요소 갖춘 젊은 사업가 반영
43년간 LG전자 지킨 조 부회장은 “새로운 도약 기대”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집무실에서 LG전자 새 CEO에 선임된 권봉석 사장을 만나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LG전자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한국의 가전을 세계 최정상으로 올려놓은 ‘가전신화(家電神話)’ 조성진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새 사령탑으로 권봉석 사장이 뒤를 잇게 됐다.

LG전자는 28일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LG전자의 새 CEO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져가는 상황에서 과거의 성공 체험을 기반으로 한 경영방식보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또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수익구조가 양호할 때 리더를 교체하는 것이 변화와 쇄신에 긍정적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특히 LG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인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회사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원동력이라 판단하고 디지털전환의 핵심요소들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젊은 사업가를 CEO에 선임했다.

CEO에 선임된 권봉석 사장은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Value Chain)을 두루 경험하며 사업가의 길을 밟아왔던 만큼 디지털전환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임무를 맡았다.

권 사장은 기술과 마케팅 겸비한 융합형 전략가로 불리는데, 어려운 사업을 맡을 때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가 HE사업본부장에 부임한 첫 해인 2015년 상반기에는 본부가 영업적자를 냈다. 2011년 23조9030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17조4000억원대로 급감했다.

그는 HE사업본부의 체질 전환을 위해 이익이 나지 않는 제품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불필요한 제품은 개발하지 않았다.

일례로 한 때 유행하던 커브드 TV 판매를 중단시키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올레드 TV에 집중했다. 이에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올레드 TV는 프리미엄 TV로 확고히 자리잡으며 국내외 TV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권봉석 사장이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관련 조직들과 구성원들이 목표 지향적으로 움직이도록 지휘하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2016년 말 LG전자 CEO에 선임되며 LG브랜드를 글로벌 1위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한 조성진 부회장은 만 43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LG전자에서 보내며 아름답게 은퇴한다.

조성진 부회장은 “한 회사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을 다닌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며 “은퇴조차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안정된 수익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LG전자가 영속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1등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새 CEO인 권봉석 사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1976년 9월 금성사(LG전자 전신)에 입사해 43년여 동안 LG전자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조 부회장이 입사할 당시만 해도 세탁기 보급률이 0.1%도 안된 시절이었지만 세탁기를 대중화 하는데 기여했고, 세탁기 사업을 통해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H&A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놓았다. 지속적인 R&D 투자,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적 수익구조 등을 기반으로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을 높였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LG전자는 생활가전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세계 최대 가전 업체인 미국 월풀을 앞서며 또 하나의 신화를 더했다.

조 부회장은 “지금이 LG전자가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인 디지털전환을 위해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 판단했다”며 “디지털전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춘 젊은 사업가의 새로운 리더십이 LG전자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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