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손담비가 KBS '동백꽃이 필 무렵' 종영 인터뷰에서 인생 캐릭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손담비는 드라마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까멜리아 알바 향미로 분했다. 완벽한 연기 변신으로 손담비의 재평가 라는 호평이 이어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손담비는 "외식하러 나가면 손담비라고 안하고 향미씨라고 하더라. 밖에서 극중 이름으로 불리는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 종영 소감부터 이야기 한다면.
"시원 섭섭할 줄 알았는데 섭섭하기만 하다. 6개월 동안 배우들끼리 돈독했기 때문에 아쉬운 게 더 크다. 다시는 이런 팀을 만날 수 있을까 싶다. 드라마가 잘 돼서 기쁜 마음도 있지만 아쉬워 하는 분들도 워낙 많아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 무엇보다 향미라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생작이라고 생각하나.
"그 동안 연기 하면서 인생작은 많았다. 그래도 가수의 벽은 허물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섹시 이미지가 남아이고 무대에서 했던 모습들을 지우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향미를 하면서 단 한번도 가수 시절의 이야기를 한 분들이 없다. 처음으로 연기만 봐주셨지 옛날의 나를 언급해 주신 분들은 아예 없었기 때문에 인생작 맞다"
 
- 가수라는 색안경을 극복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을 것 같다.
"연기 생활을 꽤 오래 했는데도 항상 색안경은 있었다. 연기 논란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칭찬을 많이 받은 적은 없었다. 색안경이 벗겨지는데는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하긴 해었다. 단순히 몇 작품을 한다고 해서 없어질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언젠가 기회가 왔을 떄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이번 작품이었다"
 
- 향미를 도전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
"주변에서 추천해주기도 했고 대본을 받아보니 너무 중요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을 많이 해야겠구나 싶었는데 반대로 이걸 잘 해내면 좋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향미라는 캐릭터를 놓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 향미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했나.
"얼굴은 맹한 느낌이고 초점은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은 느낌으로 어눌하게 구는데 눈치는 빠른 게 향미다. 그래서 일단 말투부터 고쳤다. 평소 말을 빠르게 하는 편인데 느리게 말하려고 반 템포 늦게 말하는 연습을 하고 눈빛 초점 연습도 했다. 어눌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초반에는 불안정했는데 계속 하다 보니 향미로 잘 자리 잡은 것 같다"
 
- 언제쯤 향미가 자리를 잘 잡았다고 생각했나.
"'향미는 손담비랑 싱크가 똑같다'는 댓글을 보고 잘못 봤나 싶었다. 그런데 '향미는 손담비 그 자체다' '연기 왜 이렇게 잘하냐' 이런 글들이 쏟아지는데 거기서부터 완전히 실감이 났다. 내가 맞게 하고 있구나. 잘 이끌어 가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다. 드라마 중반 쯤 응원의 물결이 막 솟을 때가 있었다. 그 때 많이 느꼈다"
 
- 향미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건 뭐였나.
"맹하게 보이는 게 가장 어려웠다. 이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데 바라보고 있지 않은 듯한 느낌이 뭔지 고민했다. 표정이나 말투도 많이 고민하고 말할 때 길이랑 템포 조절을 많이 노력했다"
 
- 도회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그래서 외적인 부분이 더 망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망가지는 건 화끈하게 다 망가져야지 하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뿌염도 그렇게 했고 손톱 디테일이나 옷도 촌스러운 트레이닝복을 많이 입었다.
 
- 향미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되나.
"한 70%정도 되는 거 같다.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방송 보면서 여기서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누구나 아쉬움이 있을 것 같지만 이런 부분에선 이렇게 하는게 나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 향미가 손담비의 재발견이라는 평이 많다.
"이제서야 인정받는 느낌이다. 항상 연기를 할 때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렇지 못한 평가를 받았을 때는 아쉽기도 하고 뭐가 잘못 됐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재발견이라고 해주시니까 노력을 인정받는 느낌이었다. 신기하면서도 듣고 싶었던 말이어서 들을 때마다 행복하다. '동백꽃'의 최대 수혜자는 손담비다"

 
- 얘기를 들어보니 향미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 같다.
"향미는 완전 새로운 도전이었다.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다. 새로운 모험 같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도 더 컸던 것 같다. 의미 있는 도전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도전하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됐다. 도전하지 않으면 계속 제자리에 있으니까, 머물고 싶지는 않다"
 
- 아쉽지만 이제는 향미를 비워내야 할 텐데.
"향미가 그렇게 가고 싶어하던 코펜하겐에 드디어 간다. 화보 촬영하러 가는데 가서 좀 덜어내고 오려고 한다. 거기서 생각을 정리하고 즐기다 오고 싶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코펜하겐 이니까 향미가 더 생각 날 것 같기도 하다"
 
- 그럼 향미 다음의 계획이 있나.
"연기력으로 승부를 다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서 다음 번엔 더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게 보여드리고 싶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손담비는.
"연기자 손담비라는 이야기가 듣고 싶다. 가수 손담비가 겹치지 않는 연기자 손담비로 기억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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