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공할 엘린이' 정우영 ''LG서 20년 뛰면서 우승 반지 낄래요''
[인터뷰] '성공할 엘린이' 정우영 ''LG서 20년 뛰면서 우승 반지 낄래요''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12.03 16:59
  • 수정 2019-12-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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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투수 정우영이 26일 서울 잠실구장 LG 구단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2019 KBO 리그 신인왕 정우영(20)은 ‘성공할 엘린이(LG 트윈스 어린이 팬)’다. 어린 시절 LG 야구를 보며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정우영은 이제 LG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긴 선수가 됐다. 

정우영은 지난달 25일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수상했다. 1997년 이병규(45ㆍ현 LG 코치) 이후 22년 만에 탄생한 LG 소속 선수 신인왕이다. 김건우(1986년), 이용철(1988년), 김동수(1990년), 유지현(1993년), 이병규에 이어 역대 6번째이자 LG의 첫 순수 고졸 신인왕이기도 하다.

최고의 데뷔 시즌을 보냈다. 정우영은 올 시즌 LG 불펜에서 필승조로 활약하며 56경기 65.1이닝 동안 4승 6패 1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2을 기록했다. 고졸 신인 투수 최초 올스타전 베스트 12에 뽑혔고, LG가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을야구도 경험했다.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진 못했지만, 프리미어 12 야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신인왕 수상 다음 날인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우영은 “22년 만의 신인왕이라 자부심이 더 강하다. 선망했던 팀에서 신인왕을 받아서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든다”며 “올해 운 좋게 신인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한해 동안 고생한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자신에게 ‘80점’을 주고 싶다는 정우영은 “시즌 중반 몸 관리를 못 해서 다친 게 아쉽다. 가을야구를 더 길게 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첫해 1군에서 뛰면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렸고, 첫해부터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으므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신인왕 수상 뒤 많은 축하를 받았다고 전했다. “휴대폰이 뜨거워서 만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락을 받았다. 시상식이 끝난 뒤 긴장이 풀려서 일찍 자는 바람에 답장을 다하지 못했다”고 웃었다. 지난해 신인왕 강백호(20ㆍKT 위즈)에게도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고. 강백호와 정우영은 서울고 1년 선후배 사이다. 정우영이 중학교(강남중) 때 무릎을 다쳐 1년 유급한 탓에 후배지만, 동갑내기 친구다. “(강)백호가 짧고 굵게 축하해줬다. 낯간지럽게 길게 말할 사이는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떤 정우영은 “은사인 유정민 서울고 감독님도 축하해주셨다. 2년 연속 서울고 출신이 신인왕을 받았는데 감독님에게 기쁨을 드린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정우영에 대해 역대 가장 존재감 약한 신인왕 중 한 명이라고 혹평을 보내기도 한다. 정우영도 이런 불편한 시선을 잘 알고 있다. “팬분들은 당연히 그렇게 보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적이나 세부지표를 보면 그런 지적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스스로 부족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말을 듣지 않도록 더 악착같이 야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도 가평 출신의 정우영은 딸부잣집 막내아들이다. 위에 누나만 5명이 있다. 첫째 누나와는 16살 차이가 난다. “누나들이 돌아가면서 저를 키워주셨다. 누나 두 분은 시상식에 직접 오셔서 축하해주셨다.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동생이 되고 싶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LG 정우영. /임민환 기자

마운드 위에선 193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카리스마를 뽐내지만, 야구장 밖에선 20대 초반의 평범한 청년이다.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고, PC방에 가서 좋아하는 게임을 하는 것이 취미다. 대세 RPG 온라인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마니아다. 술은 즐기지 않지만, 주량이 6병일 정도로 ‘주당’이기도 하다.

프로 데뷔 첫해에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이뤘다. 이제 정우영은 더 큰 꿈을 꾼다. LG의 우승과 영구결번 그리고 타이틀 홀더다. “22년 만에 신인왕도 깼으니 25년 넘은 LG의 우승도 이루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투수의 꿈인 다승왕 같은 타이틀 홀더가 되고 싶다. 꿈은 크게 가지는 게 좋다고 하지 않나. 영구결변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정우영은 ‘종신 LG맨(?)’을 선언했다. “야구를 그만두기 전까지 꼭 LG서 하고 싶다. FA가 됐을 때 구단에서 잡아주시면 은퇴할 때까지 LG에서 뛰고 싶다”고 웃었다.

정우영의 롤모델은 같은 사이드암 투수인 임창용(43ㆍ은퇴)이다. 어릴 때부터 역대 최고 잠수함 투수였던 임창용을 동경해왔고, 요즘도 그의 투구 영상을 돌려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임창용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시절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해‘애니콜’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우영은 우상 임창용과 같은 길을 걷고 싶어한다.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롤모델은 임창용 선배님이다. 어느 보직에서든 잘 던지는 투수셨다. 저도 선발, 불펜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할 때 제 몫을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줬다.

정우영은 내년 시즌 선발투수로 변신을 꿈꾼다. 류중일(56) 감독도 “내년 시즌 선발 투수 후보 중 한 명”이라고 언급하며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평소 선발 욕심을 숨기지 않았던 정우영은 의욕적으로 2020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구종이 단조로워서 선발로 뛰려면 커브 같은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세트 포지션에서 주자를 묶는 것과 퀵모션도 보완해야 한다. 비활동 기간엔 야구장으로 출근해서 트레이닝 코치님들과 어깨보강 운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어깨 통증이 거의 없어져서 다행이다. 선발 경쟁이라도 해보고 싶다. 최대한 부딪쳐볼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