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 보험사기 조사역 살펴보니…현대해상 '독보적'
'경찰 출신' 보험사기 조사역 살펴보니…현대해상 '독보적'
  • 권혁기 기자
  • 승인 2019.12.03 14:39
  • 수정 2019-12-03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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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신 SIU, 보험사기 유발요인 차단부터 보험사기 적발까지
현대해상이 보험업계에서 보험사기 조사인력으로 전직 경찰 출신을 가장 많이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이 보험업계에서 보험사기 조사인력으로 전직 경찰 출신을 가장 많이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경찰 출신 보험사기 조사인력(SIU, Special Investigation Unit)을 가장 많이 둔 곳은 현대해상으로 확인됐다.

3일 한스경제가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각 보험사별 SIU 현황을 확인한 결과, 현대해상은 지난 6월말 기준 40명의 경찰 출신 SIU를 운용해 손보사, 생보사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현대해상의 총 SIU는 57명이다.

이어 한화손해보험 30명, KB손해보험 26명, DB손해보험 25명, 삼성화재 21명, 롯데손해보험 19명, 메리츠화재 15명, 흥국화재 12명 순이다.

생보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4명으로 가장 많은 경찰 출신 SIU를 보유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AIA생명은 각각 3명이었다.

손보업계가 경찰 출신 SIU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보험사기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1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억원(3.4%)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고 금액이다. 적발인원은 4만394명으로 작년과 비교했을 때 11.4% 늘었다.

보험사기의 90.3%가 손해보험 종목에서 적발됐는데 운전자·사고차량 바꿔치기, 피해자(물) 끼워넣기, 허위(과다)입원·수술 등 사고내용을 조작하거나 피해를 과장하는 형태의 보험사기 가 꾸준히 증가했다.

SIU의 존재는 KBS2 드라마 '매드독'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됐다. 드라마가 극적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보험사기 조사팀은 매우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보험상품 개발에 있어서 출시 전에 보험사기 유발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견을 개진하고, 보험금 지급 이후에도 보험사기 혐의가 의심되는 건에 대해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적발하고 있다.

SIU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보험사기 적발이다.

▲손보업계 보험사기 조사인력 현황. /그래픽=이석인 기자 silee@sporbiz.co.kr
▲손보업계 보험사기 조사인력 현황. /그래픽=이석인 기자 silee@sporbiz.co.kr

현대해상은 인천지역 개인택시 운전자들이 경미한 사고에도 병원에 허위로 입원하고 야간에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와 영업을 하고 새벽에 다시 병원에 돌아가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사건을 적발했다. 개인택시 운전자 1100여명이 보험금 총 9억여원을 편취한 사건으로 인천지역 전체 개인택시 사업자 중 10% 이상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또 서울과 경기도 시흥 일대에서 법규위반 차량을 상대로 고의사고를 유발한 보험사기 일당을 잡는데도 일조했다. 사기 의심건을 끈질기게 재조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결국 보험금 4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구속됐다.

현대해상은 지난 2010년 업계 최초로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 'FDS(Fraud Detection System)'를 도입하는 등 보험사기 예방과 적발에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SAS코리아와 함께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의 고도화를 완료했다.

2001년 신설된 KB손보 SIU팀은 60억원 규모의 고액 사망보험에 가입하고 고의로 터널 벽을 충격해 탑승객들이 사망한 사고를 적발했다. 해당 팀은 사망 사고에 대해 공학분석과 사고영상분석을 통해 대법원 최종심에서 고의자살을 판결받았다.

KB손보 관계자는 "포렌식 수사와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등 과학적 조사를 통해 고의사고 여부를 분석하고 조사하는 기법을 활용해 적발한 사례"라며 "업계와 수사기관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험사기조사팀을 자동차보험사기 조사팀과 장기보험사기 조사팀으로 확대·개편한 손해보험협회도 지난달 초 경찰청 출신 인사 2명을 충원하고 보험사기 전담 조직 구성을 마무리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과거 생활밀착형인 자동차보험사기가 줄고 있는 반면 의료계, 보험업 종사자 등과 연계된 조직화된 보험사기는 급증하고 있다"며 "증가하는 장기손해보험사기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위해 전담 조사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출신' SIU의 부작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닉네임 'sras****'는 "교통사고로 몇 번 보험금 수령을 한 적이 있고 여러차례 응급실 치료를 받고 관련 특약 보험금을 수령했는데 어느날 L사 SIU팀에서 경찰 출신이란 분이 오시더니 보험해지를 권유했다"며 "보험금 청구건수가 회사가 정한 기준보다 높다며 앞으로 보험금 청구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도 하고 조사도 하고 해지도 권유하는데 국민청원을 넣어야 하냐"고 토로했다.

익명의 한 누리꾼도 "사고로 인해 수술했는데 상대방 보험사에서 전직 경찰 출신 팀장이 나왔다"며 "조사 내내 취조를 받는듯한 기분이 들고 공격적이어서 기분이 불쾌했다. 금감원에 민원 또는 경찰에 신고 접수가 가능하겠느냐"고 글을 올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경찰 출신 SIU들이 사고 분석이나 사기 적발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보험사기 조사 과정에서 불쾌함을 토로하는 민원이 들어오긴 하지만 매우 극소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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