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그랜저/사진=현대자동차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올 상반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자리를 내준 세단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선봉장으로 나서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전체 승용차 가운데 세단의 판매 비중은 2011년 77%에서 지난해 53%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SUV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인 44.2%를 기록하며 독주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올봄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며 잠들어있던 세단 시장을 깨웠다. 지난 3월 출시된 신형 쏘나타는 5년 만에 '풀체인지'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특히 차세대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접목해 비율, 구조, 스타일링(선, 면, 색상, 재질), 기술 등 4가지 요소의 조화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변화를 마주한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신형 쏘나타의 사전계약은 5일 만에 계약 대수가 1만203대로 집계되며 이전 모델의 월평균 판매량의 2배를 기록했다. SUV 열풍으로 세단 수요가 최근 5년간 20% 줄어든 상황에서 선방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달 19일 더 뉴 그랜저가 출시되며 현대차의 세단 라인업은 강화됐다. 더 뉴 그랜저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 7294대를 달성, 사전계약 첫날 기준 한국 자동차 역대 최다 계약 기록을 경신하며 제대로 ‘이름값’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달 현대차 실적에서도 나온다. 현대차의 지난달 세단 판매를 보면 그랜저가 1만407대(하이브리드 2312대 포함) 판매됐고, 쏘나타(하이브리드 1203대 포함) 8832대, 아반떼 4475대 등 2만4757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2% 증가한 수치다.

K7 프리미어 X 에디션/사진=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지난 2일 준대형 세단 K7 탄생 10주년을 기념하는 K7 스페셜 트림 ‘X(엑스) 에디션’을 출시하며 견고히 쌓아온 헤리티지에 의미를 부여했다. K7은 기아차 세단 브랜드인 ‘K시리즈’에서 최초로 K를 적용한 모델로 2009년 11월 24일 최초 출시한 이래 지난 11월 6일을 기준으로 국내 누적 35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1세대 모델은 2010년 준대형 세단 판매량 1위를 9개월 연속 차지했다. 지난 6월 출시된 K7 프리미어는 준대형 세단 3개월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또 오는 12일 3세대 ‘K5’를 출시해 흥행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21일 3세대 K5의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사전계약에 들어섰다. 사전계약 대수는 3일 만에 1만대를 돌파하며 실적 청신호를 밝혔다. 2세대 K5의 연간 판매량은 4만~5만대 수준이었지만, 기아차는 3세대 K5의 내수 연간 판매량 목표를 7만대로 잡으며 자신감을 보였다.

카림 하비브 기아차 디자인센터장은 K5 미디어 간담회에서 “현재 자동차 업계는 매우 중요한 시대를 직면했다. 기아차가 모빌리티의 대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1세대 K5 통해 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가 됐다면 2세대는 1세대를 이으면서 럭셔리함을 담았다”며 “이번에 선보이는 3세대 K5는 대범함, 열정 등을 모두 담은 기아차 디자인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출시를 열흘 앞둔 3세대 K5는 지난달 사전계약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고객들의 많은 관심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디자인·성능·사양 등 모든 면에서 혁신적으로 진화한 3세대 K5는 올해 연말과 내년 기아차 판매 모멘텀 강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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