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0대 총수 등장에 빨라지는 세대교체 인사
허태수 신임 GS그룹 회장./GS홈쇼핑 제공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주요 그룹 인사가 발표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룹을 이끌던 회장들이 물러나고 뒤를 이을 손자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GS그룹의 허창수 회장이 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룹 회장 임기가 2년 이상 남았지만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며 용퇴를 결정했다.

후임 회장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은 허 회장의 막내 동생으로, 그룹 전반에 IT기업의 혁신 문화를 전한 디지털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 제공=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또 전날 인사를 발표한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에 신호탄을 쐈다.

김 부사장은 내년 1월 출범하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의 합병법인인 한화솔루션(가칭)의 전략부문장을 맡는다. 태양광을 비롯해 석유화학, 소재까지 아우르는 핵심 직책이다.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의 화학 계열사 전반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 계열사를, 삼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건설·리조트 부문을 이끄는 승계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LS그룹에서는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이 3세들 중 처음으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구 부사장은 최근 인사에서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LS그룹 역시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 구본규 LS엠트론 전무가 부사장으로,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 구동휘 LS밸류매니지먼트부문장(상무)는 전무로, 구자철 예스코 회장의 장남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이사는 상무로 승진했다. 3세대 경영진들이 모두 승진한 것.

한진그룹 3세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선친 고 조양호 전 회장 별세 후 곧바로 경영권을 이어받아 4월 회장에 취임했다. 조 회장은 최근 단행한 첫 임원인사에서 1960년대생 임원들이 대거 중용하면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꾀했다.

코오롱그룹도 이웅열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이 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되면서 경영권이 4세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 전무는 올해 만 35세로 아직 어리고 계열사 지분도 거의 없는 상태여서 실제 경영권을 물려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총수에 오른 오너가 3세·4세는 삼성전자 이재용(51) 부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49) 수석부회장, 두산그룹 박정원(47) 회장, LG그룹 구광모(41) 회장 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은 감각을 가진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서야 하고, 또 이런 인재들로 세대교체가 되야 기업이 활기를 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