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송영준 학생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경남 김해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송영준 학생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경남지역 응시생 중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론 송 군의 수능 만점 자체도 대단한 결과지만, 특히 그의 이력탓에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4일 부산일보 등에 따르면, 송영준 학생은 지난 11월 14일 치러진 수능시험에서 국어, 수학(나형), 사회탐구 2과목(한국지리, 사회문화)에서 만점을, 영어와 한국사에서도 1등급(영어와 한국사는 점수 없이 등급만 발표)을 받았다.

송 군은 수능 만점 비결에 대해 잠자는 시간을 줄여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는 검사나 의사가 되고 싶다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엇을 하든 평생 열심히 하며 살겠다고 했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 좌우명을 붙여놓고 늘 다짐했다고 한다.

송 군은 학창시절을 이를 악물고 보냈다. 중1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홀어머니를 생각하며 학업에 매진했다.

중학교 때 전교 10등 정도로 상위권이었지만 외고에 진학하며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김해외고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기상 시각이 오전 6시 20분이고 의무 자습 시간이 밤 11시까지다.

송 군은 1시간 일찍 일어나고, 1시간 늦게 잤다고 했다.

특히 송 군은 김해외고 1학년 중간고사에서 수학 성적이 86등에 그친데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취업을 위해 특성화고로 전학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그를 잡아준 건 담임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공부는 앞으로 잘하면 되고 장학금을 알아봐 주겠다”면서 송 군을 격려했다. 송 군은 담임 선생님 추천으로 삼성장학재단 등 곳곳에서 장학금 1000만 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

송 군은 2학년 첫 모의고사 때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고, 이후 줄곧 1~2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수능 만점 성적표를 받아든 송 군은 "집안 사정으로 마음껏 교재를 사거나 남들처럼 외부 인터넷강의를 수강하지는 못했지만, 교과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고민이 있을 때마다 열린 마음으로 상담해주신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해외고 강무석 교장은 “영준이가 수능을 앞두고 ‘수능 만점 먹을테니, 현수막 걸어주세요’라고 당차게 얘기하더니, 진짜 만점을 받았다”면서 “영준이가 머리가 좋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런 결과에 그저 놀랍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영준이는 단순히 수능 만점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어려움을 극복한 인간승리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가정 형편상 사교육 같은 건 전혀 하지 못했고, 다만 수업시간에 이해가 될때까지 선생님에게 질문을 한 질문 왕이었던 게 큰 특징 중 하나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송 군은 “세상을 바로 세우는 검사가 되고 싶기도 하고, 의사가 돼서 돈 많이 벌어 고생하신 어머니 호강시켜 드리고 싶다”면서 “하지만 확실한 건 앞으로도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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