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G 상용화 앞둔 국가 위주로 글로벌 경쟁력 확대
LG전자 모델이 LG G8X ThinQ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LG전자가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독해지고 있다.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는 제품의 하드웨어 성능을 소폭 감소시켜 절반 가까운 가격에 출시해 브랜드 인지도를 알리고 추후 시장 확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오는 6일 일본 3위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를 통해 ‘G8X 씽큐(ThinQ)’를 출시한다. G8X 씽큐는 국내에서 ‘V50S 씽큐’로 판매됐던 스마트폰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버전이 아닌 롱텀에볼루션(LTE) 버전으로 첫 선을 보인다.

그간 LG전자는 일본시장에서 중저가나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일본에 출시하는 건 지난해 1월 ‘V30 플러스(+)’ 이후 약 2년만이다.

지난달 28일 LG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부에 이연모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적자 탈출과 함께 시장 개척이라는 목표를 부여받았다.

이 부사장은 해외 사업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2014년 1월부터 MC북미영업을 담당해 왔던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모로 고민해 왔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 가운데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5G 상용화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일본시장에서 외산 스마트폰은 애플을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본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63%로 독보적인 반면 글로벌 1위 삼성전자는 6.7%에 그쳤고, 자국 업체인 샤프 5.3%, 소니 4%대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3%대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 5G 전용 스마트폰이 내년 말에나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 5G 단말기를 보유한 LG입장에서는 신시장 개척지로 일본을 주요 판매처로 보고 있다.

현재는 낮은 점유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존 제품으로 인지도를 알리고, 추후 5G가 개통되면 차기작들이 5G로 개발되고 있는 만큼 신규 단말을 이용하려는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MC사업부는 실적발표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외쳐왔고, 주요 출시국 가운데 5G 상용화에 나선 북미·유럽·일본 등에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라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일본에 출시하기로 한 G8X 씽큐의 가격을 대폭 낮춘 가격경쟁력으로 인지도 향상에 나선다. 현재 해당 제품의 국내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지만 일본에서는 5만5400엔(약 59만원)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스팩이 소폭 하향시키긴 했지만 북미나 유럽 등 기존에 출시된 국가에 비해서도 크게 가격이 낮아졌다.

G8X 씽큐의 미국 출고가는 949.99달러(한화 약 119만원)이고, 캐나다는 1299달러(한화 약 116만원), 가장 저렴하게 출시된 인도의 경우도 5만2990루피(한화 약 87만원)에 달한다.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사진=LG전자

다만 LG전자가 일본에 출시하는 G8X 씽큐의 경우 LTE 버전을 채용했고, 램은 6기가비이트(GB)에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가 64GB인 반면 국내에 출시된 V50S 씽큐는 8GB에 256GB로 메모리에서 비교적 차이가 많이 난다. LTE버전이기에 5G에 필요한 통신모듈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도 다르다.

그 외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AP)는 스냅드래곤855으로 같고, 3200만 전면 카메라와 1200만·1300만 후면 카메라 등은 동일하다. G8X 씽큐의 아이덴티티(identity)인 듀얼스크린 역시 기본 제공된다. 또한 LG전자는 G8X 씽큐에 일본에서 교통카드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소니의 NFC 기술 ‘펠리카’(FeliCa)를 탑재해 실용성을 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격이 국내만 비싸게 파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데 이는 각 나라마다 통신사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다르기 때문으로 기본적인 하드웨어 스팩이 낮아진 만큼 가격을 다운시킨 것”이라며 “앞서 중남미에 출시한 제품의 경우 한화로 160만원에 달하는 만큼 시장의 상황에 따라 가격이 차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작인 V50의 경우 지난 5월 북미 출시에서 듀얼스크린을 빼고 출시했는데, 미국 통신사인 스프린트(Sprint)의 요청으로 기본 단말만 제공하는 등 출시국에 따라 요구사항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G8X 씽큐가 기존 단말기들의 가격에 비해 최고급 AP와 듀얼스크린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선 LG전자가 인지도 향상으로 5G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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