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V리그 관중이 포청천?... 직접 느낀 'VAR 전광판 공개'의 묘미
[현장에서] V리그 관중이 포청천?... 직접 느낀 'VAR 전광판 공개'의 묘미
  • 장충=박종민 기자
  • 승인 2019.12.04 21:21
  • 수정 2019-12-0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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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가 4일 열린 GS칼텍스와 프로배구 여자부 경기에서 승리했다. /KOVO 제공
한국도로공사가 4일 열린 GS칼텍스와 프로배구 여자부 경기에서 승리했다. 박정아(왼쪽에서 3번째)는 승리의 주역이 됐다. /KOVO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시즌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1세트 듀스 상황. 장충체육관에 들어찬 관중의 시선은 일제히 전광판 화면으로 쏠렸다.

전광판 화면에는 한국도로공사 문정원(27)의 오픈 공격 당시 공이 블로킹을 시도하던 GS칼텍스 김유리(28)의 손가락에 맞았는지 비디오 판독(VAR) 장면이 반복해서 상영되고 있었다. 워낙 판독이 어려운 장면이어서 영상은 평소보다 훨씬 많이 반복 상영됐다. 기자석의 취재진도 결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공이 김유리의 손가락을 맞고 나갔다면 27-27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김유리는 공이 손에 맞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판독 끝에 공은 그의 손가락에 터치된 것으로 인정됐다. 차상현(45) GS칼텍스 감독은 세트 승부가 갈릴 수 있는 기점이어서 심판에게 다가가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심판은 “재판독의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VAR은 2세트 초반과 중후반 박빙 상황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승리는 원정팀 한국도로공사가 가져갔다. 세트스코어 3-1(28-30 25-23 25-23 25-21)의 승리였다. 박정아(26)가 26점, 전세얀(23)이 20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도로공사는 4승 8패 승점 14가 되면서 기존 5위에서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홈팀 GS칼텍스는 시즌 3패(8승)째를 당하며 승점 25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선두는 지켰다.

그야말로 VAR이 위력을 발휘한 한판이었다. 올 시즌부터 V리그는 VAR 기회를 확대하고, 관중에게도 판독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V리그의 시험 무대였던 컵대회에서 기존 세트당 1차례 VAR 요청에 추가로 심판의 오심 또는 판독 불가 때는 정심이 나올 때까지 무제한으로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컵대회에 이어 정규리그에서도 VAR 요청 기회 확대는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VAR 상황의 전광판 노출은 당초 컵대회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정규리그에서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배구 팬들은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경기장 로비에서 만난 한 10대 남성 팬은 “경기 중 VAR이 시행될 때는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게 된다. 그때 원하던 결과가 나오면 더 짜릿하다”며 “관중도 일종의 심판이 되는 느낌이어서 새롭다”고 전했다.

물론 VAR 횟수가 많아지면 경기 시간이 늘어난다는 단점은 있다. 접전 경기에선 더욱 그러하다. 경기 전 만난 차상현 감독은 “한국도로공사에는 외국인 선수 테일러 쿡(26)도 부상으로 빠진 터라 더 긴 승부를 예상한다. 지인에게도 (경기가 길어질 테니) 식사 든든히 하고 오라고 얘기했다”며 취재진을 웃게 했다. 승부가 접전 양상이었는데다, 잦은 VAR까지 겹쳐 이날 경기는 4세트 경기 치고는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1세트 듀스 상황에서 VAR로 6~7분이 더 소요된 게 컸다.

다만 VAR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 리그 전체적으론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소연(45)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양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감독들이 뒷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VAR이 확대되면서 선수들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승부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V리그에선 VAR의 위력이 커지면서 보는 재미 역시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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